연세대 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조덕규·노지웅·배성아 교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동훈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7년부터 2018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만 30세 이상 64세 미만 경제활동 인구 4만7745명의 소득과 교육 수준에 따른 심뇌혈관 질환의 유병률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낮은 교육 수준·소득은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소득과 교육 수준이 모두 낮은 집단은 높은 소득과 교육 수준을 가진 집단에 비해 심뇌혈관 질환 유병률이 일관되게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12년 동안 변함없이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적인 심뇌혈관 질환의 유병률은 고령화·도시화·비만율 증가 등 사회적 변화와 관련해선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건강검진 참여율 증가, 고혈압 치료율 향상, 흡연율 감소 등의 긍정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낮은 사회경제적 수준을 가진 집단에서는 여전히 높은 유병률이 관찰됐다. 연구팀의 이러한 결과에 대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보건정책 수립과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한 중요한 근거로서의 활용될 수 있다.
연구를 총괄한 세브란스병원 최동훈 교수(전 용인세브란스병원장)는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건강 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취약 계층의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조덕규 교수는 “낮은 소득과 교육 수준은 의료 서비스 접근성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인식과 관리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노지웅·배성아 교수도 “취약 계층이 심뇌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인 고혈압, 당뇨병 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도록 의료시스템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글로벌 헬스 저널(Journal of Global Healt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