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시민 만나 "DJ 여정과 닮은 듯…결국 그 길 가게 될 듯"

이재명 대표가 25일 "지금 정치는 양아치 패싸움처럼 됐다"면서 "서로 제거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이재명 대표가 25일 "지금 정치는 양아치 패싸움처럼 됐다"면서 "서로 제거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시간은 왜 이렇게 안 가나. 시계가 다른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25일 노무현재단 유튜브에 출연해 유 전 이사장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회고록 책을 소개했다. 유 전 이사장이 '김 전 대통령은 군부 시절 받은 탄압을 전부 용서했다'고 하자, 이 대표는 "(과거에는) 큰 정치인임을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언사가 아닐까 생각했었다"면서 "최근엔 진심이었겠다 싶다. 직접 많이 당해보니까 진심이었겠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사회가 정서적으로 거의 내전 상태로 가는 것 같다. 싸우는 정도가 아니고 서로 제거하고 싶어 한다"며 "예를 들면 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현 정치 상황에 대해선 '양아치 패싸움'이란 표현을 썼다. 이 대표는 "상대를 제거하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 정치가 뒷골목 건달의 양아치 패싸움처럼 됐다"고 말했다. 또 "없어도 될 지옥을 자기가 만들고 그 안에서 괴로워한다"면서 "개인적인 사안이면 상관 없지만 세상에 영향 미치면 죄 없는 사람들이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했다.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이에 유 전 이사장은 "우리 대통령이 그러고 있죠"라며 윤 대통령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제가 말하긴 좀 그렇고…"라고 답했다. 유 전 이사장은 "본인(윤 대통령)은 고통스럽지 않고 행복할 거다. 그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적 의도라고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을 회고하던 중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 집회'에 참여한 일을 상기했다. 이 대표는 "광장에 제일 먼저 뛰어갔었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있었다면 그렇게 못했을 것이다. (최근엔) '변했다', '사이다 어디 갔나' 이런 얘기를 많이들 한다"고 토로했다.

유 전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리켜 "산맥 같은 분이다. 오르기 힘들고 한눈에 파악이 안 된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산맥 위에 뚜렷이 솟은 봉우리라고 생각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정책이나 삶의 여정이나 미세하지만 많이 닮아있고 결국 제가 그 길(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게 될 것 같다"고 했고, 유 전 이사장은 "이재명 대표님 나랏일 하시게 되면 밖에서 많이 힘 넣어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