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vs3000만원' 상·하위 집값 격차 40배…"자산 양극화 여전"

지난 17일 시민들이 서울 아파트 단지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지난 17일 시민들이 서울 아파트 단지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부동산 등 자산 양극화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집값 상위 10% 가구가 소유한 주택 가격이 하위 10%보다 40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년 주택소유 통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가구 가운데 주택 자산가액(2024년 1월1일 현재 모든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친 금액) 기준 상위 10%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12억5500만원이고, 하위 10%는 3100만원이었다. 절대적 금액 차이는 12억원을 넘고, 상대적 차이는 40배를 초과한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개년 통계를 모아 보면, 상위 10%와 하위 10% 평균 주택 자산가액의 상대적 차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50배에 육박하면서 정점을 찍고, 2022년 40.53배로 완화한 뒤 지난해 40.48배로 더 떨어졌다. 다만 절대적 금액 차이는 2021년 14억5400만원에서 2022년 11억8600만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2억2400만원으로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산 양극화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다른 통계에서도 자산 양극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순자산(총자산-부채) 지니계수는 2018년 0.588→2019년 0.597→2020년 0.602→2021년 0.603→2022년 0.606으로 매년 늘었다.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뜻한다. 지난해는 0.605로 떨어졌지만, 낙폭은 미미하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반대로 소득 양극화 현상은 완화 흐름을 보인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8년 0.345→2019년 0.339→2020년 0.328→2021년 0.329→2022년 0.324로 매년 떨어졌다. 2022년 수치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다.


이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해 집을 사는 흐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소득보다 자산이 커지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탓에, 어떻게 해서든 자산 피라미드 상단에 붙기 위해 최대한 대출을 받는다는 것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올해 상반기 ‘서울 부동산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해 보면, 집 한 채를 살 때 10억원 이상을 대출받은 비중이 6.12%에 달했다.

이런 현상은 국가 전체의 가계부채 문제로 이어진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8.9%를 기록하며 조사 대상인 59개국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보통 관련 수치가 80%를 넘어가면 경제 성장이나 금융 안정에 제약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난해 주택 소유자 수는 1561만8000명으로 전년(1530만9000명)보다 2%(30만9000명) 늘었다. 이런 가운데 30세 미만(-2만2000명)과 30대(-6만1000명) 주택 소유자 수는 감소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영끌에 나선 2030세대 가운데 상당수가 고금리 흐름 속 대출 원리금 부담을 못 버티고 집을 내다 판 것으로 풀이된다. 30세 미만과 30대 모두 2년 연속 주택 소유자 수가 줄었다.

이 밖에 지난해 주택 소유자(1561만8000명)가 소유한 주택 수는 1674만2000호다. 주택을 소유한 사람의 1인당 평균 소유 주택 수는 1.07호로 전년과 동일하다. 집을 2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는 15.0%(233만9000명)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다주택자 비중은 2019년 15.9%로 정점을 찍은 뒤 2020년 15.8%→2021년 15.1%→2022년 14.9%로 하락하다 4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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