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두 번째 취임을 앞두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이 연내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트럼프의 보호무역 기조가 더해지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공급망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미·중 패권 경쟁 속 반사이익을 노리며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CDMO 시장 도전장
셀트리온 측은 “트럼프 정부가 핵심 정책 기조로 삼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 의회에서 추진하는 생물보안법은 셀트리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CDMO 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생물보안법’ 시행 이후 중국 기업에 대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연내 입법 가능성이 높은 생물보안법은 미국 연방기관·기업과 중국 바이오 기업 간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 BGI 등 중국의 대표 바이오 기업이 규제 대상 기업으로 명시돼 있어 이들과 거래 중인 미국 기업들은 새로운 협업 상대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반(反) 중국 수혜 입을까
트럼프 행정부 1기는 관세를 무기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미·중 패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국내 CDMO 사업이 반(反) 중국 정책의 최대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바이오가 기대하는 또 다른 분야는 바이오시밀러 분야다. 트럼프 정부는 집권 1기 시절부터 의약품 비용 통제 정책을 추진했는데 이를 통해 미국 내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62개 바이오시밀러 품목 중 14개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기업이 판매 허가를 받은 약품이다.
미국 바이오 시장, 변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건복지부(HHS) 장관으로 지명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전 대선 후보의 행보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케네디 주니어는 팬데믹 이전부터 백신 사용이 자폐증 등을 유발한다고 주장해 의료계의 반발을 사왔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 노바맥스를 비롯해 독일 바이오엔테크, 영국 GSK는 케네디 주니어가 장관의 지명된 이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 진보 성향의 소비자 권익 단체 ‘퍼블릭 시티즌’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케네디 주니어 장관 내정자는 국가 보건에 명백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가 예상치 못한 복지 정책을 펼칠 경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물론 글로벌 바이오 시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