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전문가인 로버트 카넬 ING 아시아·태평양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극단적으로 중국에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하지만 이는 ‘거래의 기술’에 불과할 수 있다”며 “실제로는 25% 정도의 관세 수준으로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카넬 센터장은 “앞으로 중국 경제는 트럼프 임기 하에서 세계 무역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중국 중앙정부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30~40% 정도로 우려한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 관영매체는 지난 11일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중국이 ‘경제성장률 5%’ 를 달성할 지에 관심을 갖지만 카넬 센터장은 “진짜 중요한 건 투명하지도 않은 (중국 정부의) 수치가 아니라, 소비자심리지수 같은 신뢰도(confidence) 지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증시가 강하게 못 오르는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안팎의 투자자들이 볼 때 중국 경기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반적인 확신이나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카넬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중국 경제, 올해 5% 성장 가능할까.
ING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에게 물으니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은 4.8%에 근접한다고 하더라. 물론 중국 정부가 5%를 달성했다고 발표할 수 있다. 디플레이터(deflater·가격 변동에 의한 영향을 제거하기 위한 지수) 수치를 낮춰 실질 수치를 더 강하게 보이게 하면 가능하다. 이러한 조정과 경기 부양책의 결합으로 5%를 만들어낼 순 있지만, 이 수치가 유의미하다고 보진 않는다.
최근 중국의 경기 부양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중국 정부는 올 초부터 경기 부양책을 내놨는데, 대부분 공급에 집중됐다. 최근 들어 수요를 늘리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예산 지출을 늘리려는 신호가 보이고, 실제로 수요를 증가시키는 통화 정책(기준금리 인하)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런 조치들이 실질적인 수요를 창출하긴 어렵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경기 부진으로 투자 수요가 크지 않아) 은행에서 추가로 대출받으려는 니즈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책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나온 금리 인하, 공급 측면의 조치들, 부동산 및 소비자 지원 모두 합리적인 정책들이지만 중국 경제가 반등할 거라는 자신감과 수요가 부족하다는 점이 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당분간 중국 정부는 추가 부양책을 통해 중국 경제가 붕괴하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국내외에 전달하려고 고군분투할 거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런 조치들이 실질적인 수요를 창출하긴 어렵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경기 부진으로 투자 수요가 크지 않아) 은행에서 추가로 대출받으려는 니즈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책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나온 금리 인하, 공급 측면의 조치들, 부동산 및 소비자 지원 모두 합리적인 정책들이지만 중국 경제가 반등할 거라는 자신감과 수요가 부족하다는 점이 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당분간 중국 정부는 추가 부양책을 통해 중국 경제가 붕괴하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국내외에 전달하려고 고군분투할 거다.
중국 정부가 추가 재정 정책을 시행할까.
중국 내에서 국채를 사줄 투자자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중앙정부가 은행에 사라고 지시하면 그만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은행이 손실을 볼 수 있지만, 정부가 은행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재자본화(recapitalization·자본의 종류와 비율을 바꾸는 것)가 가능하다. 오히려 이렇게 하면 지방정부가 발행한 저품질의 부채를 중앙 정부의 고품질 부채로 대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더 낮은 이자율로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부채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 결국 중국 정부는 여전히 재정 정책에 쓸 총알이 상당히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
중국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채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데.
글로벌 자유 무역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중국의 경제 구조가 바뀌면 어떤 산업에 투자해야 하나.
중국이 산업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탄소 중립 경제를 눈여겨봐야 한다. 중국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 탄소 중립 경제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최근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도로 위 차량의 대부분이 전기차였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상하이에는 이미 방대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ING 리서치에 따르면 교통 부문만 탄소 중립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이를 위해 중국이 2060년까지 투입해야 할 금액은 약 20조 달러(2경7742조원)에 달한다. 엄청난 돈이다. 심지어 교통 부문이 산업·가계 부문보다 규모가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총 투자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기후 변화 부정론자는 이러한 투자가 경제에 부담이 될 거라고 말하지만 나는 기회라고 본다. 탄소 중립 경제는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고용 창출을 일으킬 투자다. 중국은 기후 변화 문제에 매우 진지하다. 이제 중국 도심에서 숨을 쉬며 걸을 수 있다. 20년 전만 해도 스모그로 뒤덮여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이제 상당히 좋아졌고 앞으로 개선 여지도 상당하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지출과 성장, 그리고 해외 기업들에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다.
중국 주식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의견에 동의하나.
중국 증시 투자 시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하나.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장 큰 자산은 집이다. 주택 시장이 하락하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기 마련이다. 집값이 주춤하면 사람들은 명품 가방 소비를 포기하고 외식 비용도 줄인다. 현재 중국의 소비 지출은 약한 상태이며 신뢰와 심리 요인에 따라 좌우되는 면이 크다. 만약 중국의 주식 시장에 언제 들어갈까 고민이라면 신뢰 지표가 서서히 개선되는 순간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 중국 시장은 저평가돼 있어 향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때가 오면 매우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이며, 그 순간을 놓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