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 노보노디스크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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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외곽에 위치한 항구 마을 칼룬보르. 인구 유출로 쪼그라들던 이 시골 마을이 요즘 잘 키운 회사 하나로 들썩이고 있다. 칼룬보르뿐 아니라 덴마크 경제 성장을 이끌고 가는 주인공은 유럽 최대의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다. 지난 100년간 인슐린 연구에 천착한 이 회사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한 획을 그으며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덴마크의 작은 시골 연구소는 어떻게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로 성장했을까. 비만치료제 시장을 열어젖힌 노보노디스크의 성장 전략을 중앙일보 더컴퍼니에서 자세히 알아본다.
모태는 당뇨 환자를 위해 오직 인슐린만 붙잡고 연구하던 노디스크 인슐린연구소다.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1920년) 아우구스트 크로그 박사가 당뇨병을 앓고 있던 아내를 위해 1923년 설립한 곳이다. 당시 의학계는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이 발견한 췌장 분비 호르몬 ‘인슐린’(1921년)을 통해 당뇨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상태였다.

김영희 디자이너
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 연구개발(R&D)에 천착하며 연구 분야를 내분비 질환, 희귀혈액 등으로 확대해왔다. 한 우물을 판 결과는 달콤했다. 당뇨병 치료제 연구가 비만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며 엄청난 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스마트센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새롭게 도전장을 낸 신사업도 모두 인슐린 R&D에서 파생된 결과물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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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는 리라글루타이드보다 반감기가 길어 약효가 더 오래 지속하는 세마글루타이드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한 비만치료제가 바로 ‘위고비’다. 하루 한 번 주사를 맞아야 했던 삭센다와 달리 위고비는 일주일간 약효가 지속된다. 내년쯤에는 위고비보다 효과가 더 뛰어난 신약을 선보일 계획이다. 위고비에 또 다른 혈당수치 조절약 카그릴린티드를 섞어 만든 복합제재 ‘카르기세마’다.
![비만치료제 시장 전망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블룸버그]](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12/03/3d049a8c-57e1-4f53-9c31-a0ad3c404583.jpg)
비만치료제 시장 전망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블룸버그]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미국의 AI 헬스케어 업체 ‘밸로헬스’와 심혈관 대사질환 신약을 개발하기로 하고 최대 27억 달러(약 3조6000억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엔비디아, 프랑스 에비덴과 손잡고 질병 분석을 위한 수퍼컴퓨터 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이 컴퓨터는 덴마크 AI 혁신 국가센터에 올해 말 설치 예정이다.
지난 9월에는 당뇨 주사제에 스마트센서 ‘말리야’를 부착하며 빅데이터 수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말리야는 펜 타입의 자가 주사제에 부착할 수 있는 디지털 센서로 주사기 약물 투약 용량, 주사 시간, 투약일을 수집해 노보노디스크에 전송한다. 회사는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환자 편의성 개선을 위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차준홍 기자

김영희 디자이너
노보노디스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미국 일라이릴리다. 1876년 설립된 이 회사는 당뇨 치료제, 항암제, 신경계 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해왔다. 1923년엔 세계 최초로 인슐린을 상용화했다.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시가총액 5534억 달러(약 776조억원) 기록해 시총 기준 글로벌 제약사 1위다. 한미약품·유한양행·동아에스티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1780억원 규모로, 미국·브라질·호주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는 ‘기업’입니다. 기업은 시장과 정부의 한계에 도전하고 기술을 혁신하며 인류 역사와 함께 진화해 왔습니다. ‘기업’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더중플이 더 깊게 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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