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권오을, 이재명 캠프 합류…李측근들이 찾아가 설득했다

 2010년 6월 15일 당시 권오을 신임 국회사무총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2010년 6월 15일 당시 권오을 신임 국회사무총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 캠프에 보수 정당 출신 권오을 전 의원이 참여한다.

권 전 의원은 24일 통화에서 “대구·경북이 경쟁이 없는 일당 독주가 30~40년 되다보니 퇴보하고 있다. 특히 내 고향 경북 안동은 산불까지 나서 너무 절박하다”며 “선거 때마다 경쟁이 있어야 좋은 후보들이 나오고 지역 발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 후보 캠프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후보가 중도 보수로 확장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기업의 가치를 존중하고 노동의 가치도 존중한다면 내 생각과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권 전 의원은 2022년 대선 때 이 후보가 직접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고사했다고 한다. 권 전 의원 지역구였던 안동은 이 후보 고향이기도 하다. 당시 친(親)유승민계 인사인 권 전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의 국민의힘 경선을 도왔다. 그러다 석 달 전쯤 이 후보 측근 인사들이 두 차례 찾아와 권 전 의원에게 다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권 전 의원은 설명했다. 고민하던 권 전 의원은 가까운 유 전 의원이 대선 불출마를 최종 결심하자 지난 2월 이 후보를 돕기로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전 전북 새만금33센터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전북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전 전북 새만금33센터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전북사진기자단

이재명 후보는 24일 전북 김제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정책 간담회가 끝난 뒤 권 전 의원 영입 관련 취재진 질문에 “가능하면 많은 분을 영입해 함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처한 여러 어려움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극단적으로 분열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역량을 모아서 새로운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정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많은 분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엔 보수 인사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이 후보는 “새 정부는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라며 “장관은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권 전 의원은 15~18대 국회의원으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 유세단장, 2012년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 캠프 총괄선대본부 부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엔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해 최고위원도 했다. 권 전 의원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안동은 이 후보의 고향이기도 해서 둘은 종종 만나는 사이였다고 한다. 지난해 추석 때도 이 후보가 안동에 성묘를 와 둘은 차를 함께 마셨다고 권 전 의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