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중앙포토
‘이게 버스 타는 곳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대합실은 맛집이 들어찬 파미에스테이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신강)과 연결됩니다. 지하철 3, 7, 9호선이 교차해 멀리서까지 이곳을 찾습니다. 반포 아파트 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데에는 슬리퍼 신고 갈 수 있는 거리라는 ‘슬세권’에 신강이 드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 백화점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있는데, VIP 라운지입니다. 누가 VIP가 될까요? 지난해 신강에서만 샤넬 백, 불가리 목걸이 등 주로 명품을 사는데 5000만원 이상을 쓴 30대 여성은 VIP 플래티넘 등급에 들었지만 제휴 카드로 결제하지 않은 금액이 빠져 골드를 받았습니다. 이 등급부터 앉은 채 커피 등을 서비스받는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데 거의 빈 자리가 없다네요.

정근영 디자이너

신세계강남 VIP라운지 어퍼하우스. 사진 네이버 블로거 두부
의자에 금칠이라도 돼 있는 게 아닐까 하며 문을 연 순간 예상을 깨는 풍경이 보였습니다. 다른 라운지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의 한쪽 극단 같은 ‘금단의 구역’으로 들어갑니다.
강남 2024 2회
1. 1억 쓴 고객 아지트에 웬 일등석 좌석?
2. 999명 찐부자들 공간의 ‘올드머니 룩’
3. 2만~3만원으로 럭셔리를 경험케 하라
4. ‘슬세권’ 누리는 고소득 주민들과 윈윈
※강남2024 이야기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1화:여기 계란 당일 받으면 찐강남…두 백화점이 부촌 경계 그린다
2. 999명 찐부자들 공간의 ‘올드머니 룩’
3. 2만~3만원으로 럭셔리를 경험케 하라
4. ‘슬세권’ 누리는 고소득 주민들과 윈윈
※강남2024 이야기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1화:여기 계란 당일 받으면 찐강남…두 백화점이 부촌 경계 그린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결혼 준비를 신강에서 했습니다. 혼수부터 예물까지 4500만원 정도 썼습니다. VIP 플래티넘 등급이 됐고, 7층 퍼스트 라운지에 갈 수 있게 됐습니다.
5성 호텔급의 접객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인테리어랑 차분한 분위기도 흔한 커피숍과 비교할 수 없어요. 라운지를 많이 찾는 편이고, 백화점을 계속 이용하게 되는 큰 이유예요.
커피와 다과가 무료 제공되고, 브런치 메뉴를 돈 내고 주문해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정도는 백화점에서 쓴 거금에 비하면 큰 혜택이 아닌 것 같은데도 주말이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린답니다.

신세계강남 지하 1층 멤버스바에서 VIP 고객들이 무료로 커피 등을 받고 있다. 김성탁 기자
6000만원 이상 VIP 고객에게 개방되는 ‘다이아몬드 퍼스트 라운지’는 10층에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피에르 알레친스키, 알렉스 카츠부터 이우환, 하태임까지 국내외 최고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퍼스트 라운지에 걸린 김용훈 작가의 '시간의 온도'. 사진 유튜브 '김자연의 트랜드리더'.

다이아몬드 퍼스트 라운지.

다이아몬드 퍼스트 라운지의 브런치 메뉴. 사진 유튜브 '김자연의 트렌드리더'.
120평에 달하는 어퍼하우스 내부로 입장하니 유럽 미술관에서 볼 법한 작가들의 그림이 곳곳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작품에 따라 수백억, 수천억원의 낙찰가를 기록하는 데이비드 호크니와 데미안 허스트 등의 그림을 이곳 VIP들은 무료로 감상합니다.

어퍼하우스 라운지에서 제공되는 메뉴. 사진 네이버 블로거 두부

신세계강남 어퍼하우스에서 제공되는 애프터눈 티세트.

신세계강남 어퍼하우스에서 제공되는 애프터눈 티세트. 사진 네이버 블로거 워니젤리

어퍼하우스 라운지 내부에 항공기 1등석을 본떠 영상물을 즐길 수 있게 만든 장소. 사진 독자
한번 VIP를 경험하면 이를 유지하려고 애씁니다. 연말 백화점으로 걸려오는 상당수 문의가 VIP 등급을 유지하려면 앞으로 얼마를 더 써야 하느냐는 내용이에요.
지난해 6000만원을 썼다는 30대 여성의 전언입니다. (계속)
부자들의 세계를 엿본 김에 ‘끝판왕’까지 가봤습니다. 직전 해 신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 고객 딱 999명만 들어갈 수 있는 라운지‘트리니티’입니다. 백화점 3층에 내려 까르띠에, 피아제 매장을 지나자 입구가 나옵니다.
대기업 직장인의 연봉보다 많은 돈을 백화점에서 쓴 이들이 찾는 공간은 뜻밖의 모습이었습니다.
‘넘버 원’ 찐 부자들의 은밀한 그곳,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6880
〈강남 2024〉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신강서 배달 되니? 송파가 '찐 강남' 탈락한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5325
손주 입학에 아리팍 내줬다…강남 할마할빠 ‘대물림 3종’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8511
“내 새끼 상속세 물리기 싫다” 1000억 부자 포르투갈 간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6926
20억 물려주고도 0원 냈다…강남 아빠 늙기 전 큰그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8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