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중 하나는 1인 가구..월세 부담에 지갑 닫자 내수도 ‘꽁꽁’

서울의 한 대학가 에 게시된 원룸 및 하숙 공고. 뉴스1

서울의 한 대학가 에 게시된 원룸 및 하숙 공고. 뉴스1

 
비혼ㆍ고령화 추세에 늘어난 1인 가구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갑을 닫으면서 전체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진작을 위해선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 완화, 고용 불안정 해소 등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최근 1인 가구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 집 중 한 집이 1인 가구(35.5%)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이들의 소비지출 비중은 전체의 약 20% 수준이다. 이 속도라면 2040년 1인 가구 수가 전체의 40%를 넘어서고 그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문제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1인 가구의 소비 수준이 크게 위축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가처분소득)은 2019년 대비 5.8%(0.78→0.74) 감소했다. 월 100만원을 벌면 원래 78만원을 썼는데 74만원으로 줄였다는 의미다. 반면 4인가구(-0.5%)나 5인 이상 가구(-1.8%)는 씀씀이가 크게 줄지 않았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주된 원인으로는 월세 등 주거비 부담 증가, 불안한 일자리 등이 꼽힌다. 1인 가구 지출 중 주거ㆍ수도ㆍ광열비(난방 등) 비중은 20.1%로 전체 가구 평균을 웃도는데 팬데믹 이후 월세 수준이 높아지면서 특히 청년층 1인 가구의 소비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층 1인 가구는 임시ㆍ일용직 근로자인 경우가 많은데 팬데믹 기간 일자리가 크게 줄었던 경험 때문에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호 한은 조사국 과장은 “다인 가구는 한 명의 소득이 줄더라도 다른 가구원과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데 1인 가구는 이런 게 어렵다 보니 같은 코로나 충격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내수 기반을 튼튼히 하려면 청년층 1인 가구의 높은 주거비 부담 해소, 고령층 1인 가구의 열악한 소득·고용 문제 해결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