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25년에 화두가 될 IT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IT 업계와 시장조사기관에선 ‘AI 에이전트’를 꼽습니다. 지금까지 생성형 인공지능(Gen AI)을 통해 콘텐트 생성·데이터 분석·비즈니스 의사 결정 등에 혁신을 가져왔다면, 이제는 다단계 작업을 처리하고 디지털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자율 시스템인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등장한다는 거죠. ‘GPT-4o’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은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지속적인 감독 없이도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AI는 수동적 콘텐트 생성에서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실행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의 출현
‘AI 에이전트’의 개념을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지능적 행동을 모방하거나 이를 증강하기 위해 설계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AI 에이전트는 특정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인지·학습한 뒤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AI 에이전트의 발전과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AI 에이전트는 크게 인지·결정·행동이라는 세 가지 주요 요소로 구성됩니다. 먼저 센서나 데이터를 통해 외부 환경을 인지하고 텍스트·이미지·음성·센서 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로 결과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기계 학습·강화 학습·규칙 기반 시스템 등을 활용합니다. 마지막으로 결정된 내용을 실행에 옮길 땐 로봇의 물리적 움직임이나 소프트웨어 명령 등을 실행합니다. AI 에이전트는 이 세 가지 과정을 반복하며 점진적으로 성능을 개선합니다. AI 에이전트가 활용되는 대표적인 예로는 음성 비서·자율주행차·고객 서비스 챗봇 등이 있습니다.
GPT 이후 급성장하는 생성형AI 산업. unsplash
AI 에이전트 발전은 인공지능의 역사와 함께합니다. 초기에는 규칙 기반 시스템을 중심으로 설계됐고,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인공지능 연구가 그 기초를 다졌습니다. 처음엔 체스 게임, 퍼즐 등 제한된 문제 해결을 위한 AI 시스템으로 개발됐는데, 당시엔 특정 규칙에 따라 작동하는 방식이었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은 없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AI 에이전트가 자율성과 학습 능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특히 딥러닝은 이미지 및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와 같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현재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멀티모달 AI의 등장으로 AI 에이전트가 점점 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면서 인간과 유사한 지능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활용 기업의 50%가 에이전트 도입할 것”
여러분이 해외출장을 간다고 가정해봅시다.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항공편·호텔·식당 등을 예약하고 이동 수단을 확인할 겁니다. 인공지능 시대라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을 사람이 직접 수동으로 처리합니다. 수많은 결정에 큰 비용과 시간이 들겠죠. AI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수동으로 처리해야 할 복잡한 문제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의 2025년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기업의 25%가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것이며, 2027년에는 이 수치가 50%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미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자동화는 초기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테슬라와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최적의 주행 경로를 결정하는 기술을 개발 및 활용하고 있습니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능동형 NPC로 등장하거나 사용자 취향에 맞춘 콘텐트 추천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에서는 AI 에이전트가 학습과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며 보상을 받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입니다. 학술 분야에서는 수만 개의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설문조사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합니다.
게임 속 스마트 NPC. 게임 The Matrix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구글·세일즈포스·마이크로소프트·오픈 AI·테슬라 등 주요 기업들도 AI 에이전트 개발에 나섰습니다. 구글 딥마인드는 강화 학습 기술을 통해 헬스케어 및 화학 연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세일즈포스는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CRM 소프트웨어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와 물류 관리 등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입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AI 칩과 데이터 수집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고, 엔비디아는 AI 에이전트의 학습 및 추론 환경을 지원합니다.
이제는 AI 에이전트 시대...자율 행동 감독은 과제
AI 에이전트는 개인화·산업 자동화·윤리적 AI 개발 등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입니다. 사용자 데이터 기반 맞춤형 경험은 일상에 깊이 스며들면서 제조업·물류·금융 등 산업 전반에서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인간 노동력을 보완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이커머스 플랫폼 대신 AI 에이전트가 최저가 상품과 개인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아주는 방식으로 소비자와 상호작용할 것입니다.
생성형 AI에서 시작된 AI 혁신은 이제 AI 에이전트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는 개인과 기업이 미래를 주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성능 보장과 윤리적 문제 해결은 필수 과제입니다. AI 에이전트의 자율적 행동은 예측 불가능성을 동반하므로 강력한 감독과 규칙이 필요합니다. 자율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책임 소재와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며, AI 에이전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해결 및 책임 분배 체계 마련이 중요합니다.
윤준탁 IT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