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 전체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국방부 간부 확대회의를 열고 “올해는 ‘특별군사작전’ 목표 달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해”라며 올해에만 우크라이나 마을 189개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성과는 입대자 증가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푸틴은 “러시아군과 계약해 입대한 인원은 지난해 30만여 명이었는데, 올해는 이미 43만 명”이라며 “하루 평균 1000명꼴”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발적 입대자 덕분에 전장 흐름이 유리해졌다”고 전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 역시 올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4000㎢를 ‘해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한스크·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 4개 지역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루한스크의 1% 미만, 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 지역의 25∼30%만 통제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피해에 대해 “올해에만 56만 명 이상이 전장에서 사상했고, 전쟁 기간 총 병력 손실은 거의 10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수는 지난해 말 40만5400명에서 현재 97만510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군사장비 손실은 5만1000대에서 10만9600대로 증가했다.


다만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은 러시아군의 병력 손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는 러시아군 사상자를 7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푸틴은 서방이 러시아를 ‘레드라인’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러시아의 대응은 불가피하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특히 미국이 최근 중·단거리 미사일을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이전·배치하려 한다면서 “러시아 역시 미사일 배치에 대한 모든 자발적인 제한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 오레시니크 등의 대량 생산이 조만간 확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자, 이에 대응해 오레시니크를 우크라이나로 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은 “향후 10년 안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 7월 나토 정상회의 전날 이뤄진 ‘미국 장거리 미사일의 독일 배치 계획 발표’를 근거로 들었다. 독일에 배치되는 미국 미사일이 8분 안에 모스크바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다.

 

한편 러시아군은 17일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정권에 포함되지 않는 곳은 전 세계에 없으며, 이를 방어할 방공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서방을 향한 협박성 발언을 내놨다.

세르게이 카라카예프 전략미사일군 사령관은 이날 국방부 기관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러시아는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해 억지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며 “신형 러시아 ICBM은 사실상 방공 시스템으로 방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적 시험의 일환으로, 최대 사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다만 “러시아는 ICBM이나 SLBM을 발사하기 최소 24시간 전 미국에 발사 예정일, 장소, 탄두의 충격 범위 등을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