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화주·선사·화물중개인(포워더) 종사자 4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글로벌 해상 운임 전망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4%는 내년도 해상 운임이 상승(39.8%)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34.6%)할 것으로 예상했다. 운임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23.6%에 그쳤다.
글로벌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1월 1000포인트(p) 안팎을 오가다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 이후 급상승해 올해 7월 3733p로 연고점을 찍었다. 12월 현재는 2300p대를 기록하고 있다.
운임 상승 전망의 근거는 ‘중동 사태 장기화’가 21.9%로 가장 많았고, ‘글로벌 선사의 선복 공급 조절’이 21.8%로 뒤를 이었다. 중동사태 이후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해 운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선사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임시 결항과 선박 수리 등 공급을 제한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 증가’(14.2%)도 내년도 운임 상승을 점치는 주요 요인이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관세 인상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의 밀어내기 물량이 급증, 해상 운임은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해상 운임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민·관이 협력해 안정적인 수출길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무역협회는 정부와 협력하여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