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을 내지 않고 숙박 계약을 급하게 취소할 수 있는 시점이 '계약 당일'에서 '계약 24시간 이내'로 변경하는 기준이 마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27일 시행한다. 이 기준은 분쟁당사자들이 어떻게 해결할지 의사표시를 별도로 정하지 않는다면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이 된다.
공정위는 위약금 없이 숙박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시점을 '계약 후 24시간 이내'로 명확히 했다. 기존 기준은 '계약 당일'이었다.
기존 기준대로라면 늦은 밤에 계약을 했을 때 취소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에 계약했다면 15시간, 오후 9시에 계약했다면 3시간으로 취소 가능 시간의 차이가 났다. 공정위는 형평성을 위해 이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박하게 계약해 사용예정일과 계약 후 24시간 이내가 겹칠 경우에는, 무위약금 취소 가능 시간을 사용예정일 0시 이전까지로 한정하도록 단서 조항을 달았다. 오후 9시에 이튿날 숙박을 계약했다면 다음날 0시 되기 전인 3시간 이내에 취소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숙박 업자가 개정 사항을 적용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부여하되, 언제부터 적용할 것인지를 명확히 알려 추가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정위는 또 수리시 TV·스마트폰에만 쓸 수 있었던 리퍼부품의 적용 대상을 전자제품·사무용기기 전체로 확대한다. 환경오염 방지와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리퍼부품 사용이 권장된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사업자가 리퍼부품을 적용할 때는 반드시 적용 대상과 내역, 가격 등을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분쟁이 많았던 품질보증기간 경과 여부는 '수리 등이 접수된 날'을 기준으로 새로 삼았다. 무상수리 보증기간 만료가 임박해 접수했는데 사업자 사정으로 보증기간이 지난 후 수리가 완료된 경우, 수리비를 부과하던 일부 관행을 막기 위한 조처다.
적용 대상은 공산품 12개 품목(전자제품, 자동차, 주방용품 등), 문화용품·기타 업종 1개 품목(스포츠·레저용품), 의약품 및 화학제품 업종 1개 품목(의료기기) 총 14개 품목이다. 에어컨 품질보증기간 기준은 냉방전용(계절 가전) 2년, 냉난방 겸용(4계절 사용) 1년으로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