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전장보다 3.46p(0.14%) 오른 2,492.10로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3시30분 기준 전날보다 16.2원 내린 1,453.5원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0.33p(0.05%) 오른 718.29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6.2원 상승(환율은 하락)한 1453.5원으로 마감(오후 3시30분 기준)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3일(1452원) 이후 가장 높다. 상승 폭으로 보면 지난해 8월 19일 23.6원 오른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이날 원화값은 전날 주간 종가(1469.7원)보다 9.4원 상승한 1460.3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오후 한때 1440원대 후반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간 원화를 끌어내린 것도, 이날 원화를 밀어 올린 것도 이른바 ‘트럼프 효과’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보편적 관세 계획을 일부 핵심 품목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주요국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 공약을 내세워왔는데 이 보도대로라면 한발 물러선 셈이다.
관세 장벽이 완화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꺾일 수 있다는 기대에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장중 한때 107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관세 정책 축소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면서 하락 폭을 일부 만회해 108 수준을 유지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관련 보도를 부인하긴 했지만 과격한 수입 관세가 현실의 장벽 앞에 축소되거나 수정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원화가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의 환 헤지(위험 분산) 물량이 나올 거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환 헤지를 위해 해외자산의 일부를 팔면 시장에 달러가 풀리면서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는 것도 원화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민은행은 지난 6일 오전 달러당 위안화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02위안(0.002%) 내린 7.1876위안에 고시했다. 환율을 내리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상승한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위안화 고시환율을 통해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어 위안화와 동조화 경향이 강한 원화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최근 며칠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