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시대 종식’을 기치로 내걸고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43)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유승민 후보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결과 투표인단 1209명 중 417명의 선택을 받아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당초 투표권을 부여 받은 2244명 중 120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유 회장은 체육계에서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 올라 당시 세계 최강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기간 중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두 번 모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서도 조직력을 앞세운 이기흥 현 회장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이 나왔지만, 또 한 번 드라마 같은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 진행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가 맡았다. 앞서 체육회 일부 대의원과 강신욱 후보가 선거 과정이 불공정하다며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기흥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자들이 무려 5명이나 출마하면서 이 회장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체육계 여론은 수장 교체를 통한 변화를 선택했다.
체육회장은 연간 4400억원에 이르는 체육회 예산 집행의 최종 결정권자다. 뿐만 아니라 정회원 64개, 준회원 4개, 인정회원 15개 등 총 84개 종목 단체를 총괄해 ‘대한민국 체육대통령’이라 불리는 자리다. 차기 체육회장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과 아이치·나고야 여름아시안게임, 2028년 LA 여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치러야 한다. 아울러 생활체육 및 학교체육 활성화 등 체육계 현안 과제 해결도 도맡아야 한다.
새 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 후보의 임기는 오는 28일부터 4년 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