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탈북민들이 출연하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우크라이나전에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과 관련한 내용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지난해 12월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쿠르스크에서 사살한 북한군의 품에서 발견했다고 주장한 손편지를 소개했다.
이 편지에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에서 생일을 맞는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가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방송에 출연한 탈북민들은 “표현이 어색하다”며 입을 모았다. 자강도 출신 탈북민 정유나씨는 “(북한에서는) ‘조선을 떠나’라고 안 한다. ‘조국을 떠나’ ‘당의 품을 떠나’라고 표현한다”며 “편지 내용이 너무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출신인 류현우씨도 “북한 사람들은 그런 말을 안 한다”며 “‘조국을 떠난다’고 표현한다”고 동의했다.
이들은 또 편지 속 ‘친근한 동지’라는 표현도 지적했다. 정씨는 “’친근한’은 수령님한테 쓰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류씨는 “‘동지’라고 해 놓고 옆에 또 ‘동무’라고 했다”며 ‘동지’와 ‘동무’를 섞어 쓴 점도 어색하다고 했다.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은 “지금 나오는 (전쟁 관련) 정보들이 우크라이나군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나온다”며 “심리전이 설득력 있으려면 완전히 가짜로 하면 들통나니 사실과 적절히 배합해서 하기 때문에 검증에 애를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군사학 전문가인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는 “원래 심리전, 정보전은 80~90% 진실에 10~20%의 거짓 정보를 섞는다”며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메시지(전사자 편지 공개)의 핵심은 ‘북한군은 침략자’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