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요약'에 휘청인 애플, AI 뉴스 알림 요약 기능 일시 중단

지난해 9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16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9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16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애플이 자사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제공하는 뉴스 알림 요약 기능을 일시 중단했다. 부정확한 뉴스 요약이 반복되면서 해외 언론에서 잇단 문제제기가 나오자 이뤄진 조치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이 AI 인텔리전스의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인 뉴스 알림 및 요약 기능을 비활성화했다”고 밝혔다. 알림 요약 기능은 애플의 자체 AI가 문자·메일·소셜네트워크서비스·뉴스 등 푸시 알림의 주요 세부 정보를 요약해 표시해주는 기능이다. 지난해 10월 영어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아이폰 운영체제 iOS 18.1 이상이 설치된 아이폰 16 모델과 아이폰 15 프로·프로 맥스 등에서 사용 가능하다.

BBC 왜곡된 뉴스 요약에 공개 항의 

출시 초기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이 기능은 뉴스 매체의 보도 내용을 왜곡해 제공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며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는 국제형사재판소가 전쟁범죄 혐의 등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 기사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체포됐다고 요약했다.

특히 영국 BBC가 공개 항의를 하면서 애플의 대응에 눈길이 쏠렸다. 애플 AI 인텔리전스는 지난달 미국의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최고경영자를 살해한 총격범 루이지 맨지오니에 대한 BBC 기사를 ‘그가 자신에게 총을 쐈다’는 잘못된 내용으로 요약해 사용자에게 제공했다. 이에 BB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 이름으로 게시된 모든 정보나 저널리즘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하며, 여기에는 알림도 포함된다”고 비판했다.  

“업데이트할 것”이라 버티던 애플, 일시 중단 결정

사건 이후 애플은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이 악화하자 부랴부랴 서비스 일시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측은 “해당 기능은 베타 서비스 버전이라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향후 이뤄질 개선 조치에 대한 입장도 알렸다. 애플은 사용자가 AI 인텔리전스의 ‘알림 요약’ 기능을 활성화 할 경우 베타 기능임을 명확히 강조하고, 가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함께 알릴 계획이다. 특히 AI 기능을 통해 요약된 알림의 경우 기울임꼴 텍스트를 사용해 일반 알림과 구분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용자에게 특정 앱의 알림 요약 여부를 관리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AI폰 후발주자 애플, 올해 아이폰17 시리즈 공개 예정 

이번 조치로 AI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애플의 입지는 보다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첫 AI 스마트폰인 아이폰16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수년간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 1위를 달리던 애플은 지난해 비보·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에 밀려 3위로 떨어지며 경고등이 켜졌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차별화된 AI 기술력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오류까지 나오니 애플이 스타일을 구겼다”라며 “올해 출시될 아이폰17 시리즈에 향후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