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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서부지법 건물 외벽과 유리창 등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판사 석궁테러에 판사 뺨 때리기도…사법부 공격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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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007년 1월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아파트 1층에서 김 교수가 판사를 습격하는 데 사용한 석궁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적·이념적 이유로 법원을 공격하는 사례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58년 7월에는 죽산 조봉암이 ‘진보당 사건’으로 징역 5년 선고와 함께 일부 유죄 판결을 받자 ‘반공청년회’ 200~300명이 대법원으로 난입했다. 1988년 12월에는 전남대·조선대생 200여명이 ‘전두환·이순자 구속 처단’을 외치며 광주지법에 몰려들었다. 화염병, 돌멩이 등이 동원된 이 시위로 법원 유리창 20여장이 깨졌다.
‘좌표 찍기’식 온라인 테러 이어 폭력 사태

지난 2023년 10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유창훈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 규탄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뉴스1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법원에서 대규모 폭력 사태가 빚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일 오전 새벽 3시쯤 발생한 폭력 사태로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약 6~7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외벽 마감재와 유리창, 컴퓨터 모니터와 CCTV 저장장치, 책상 등 집기와 내부 전시 미술작품이 부서졌다. 일부 가담자들은 방화를 시도했다. 경찰과 취재진, 현장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폭행을 당했다.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 소식을 들은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한 작업자가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은 외벽 수리 등 복구 작업이 한창이지만, 법조계에 안긴 여파는 여전히 거세다. 경찰은 서부지법과 중앙지법, 헌법재판소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한편으로는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을 포함한 법조인들이 자꾸 지지자들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원에서 내놓은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폭력으로 해결하고자 하면 법이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