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과 관계 가질 것…김정은과 잘 지내면 모두에게 큰 자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과 관계를 가질 것”이라며 대북 관여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지도자와 정상 회담을 가진 것은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련해 “우리(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는 좋은 관계를 가졌고, 제가 그와 잘 지낸다는 것은 모두에게 매우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와 잘 지내고 그도 저와 잘 지낸다. 그건 나쁜 게 아니라 좋은 것”이라며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일본도 이 아이디어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그뿐만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 세계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엄청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시바 “北 문제 해결로 간다면 좋은 일”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접촉을 재개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는 것을 보고 싶은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미국이 스스로 결정할 일이고 우리가 요청할 일이 아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이나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두 차례의 공식 북ㆍ미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시바 총리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북한과의 문제 해결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면 비핵화뿐만 아니라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도 포함해서 우리로서는 당연히 좋은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비핵화 위한 일ㆍ미 협력 확인”

이시바 총리는 이날 미ㆍ일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관련해 우리는 일본과 미국, 그 너머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했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일본과 미국이 협력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미국과 일본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광범위한 분야에서 함께 협력하면서 더욱 노력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맥락에서 우리는 한국, 필리핀과 3자 협력을 포함해 유사 입장국으로 구성된 중첩된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 강화에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이시바 총리는 납북자와 그 가족들의 고령화 문제를 거론하면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의 강한 절박감과 의지를 직접 전달했고 조속한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다시 한번 얻었다”고 했다.

이시바 “일ㆍ미 관계 새 황금기 열 것”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ㆍ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ㆍ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시바 총리는 “일ㆍ미 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 오늘 회담 결과로 일ㆍ미 공동성명을 발표하게 됐다”며 “이 결과물을 바탕으로 제가 존경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ㆍ미 관계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한반도 안정 노력 계속할 것”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ㆍ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시바 총리와 저는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며 저는 힘을 통한 평화, 그리고 인도태평양 전역의 평화를 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제 첫 임기 때 시작한 한반도 안전과 안정을 위한 노력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호주의적 관세 10~11일 발표 계획”

트럼프 대통령은 다수 국가에 대한 상호주의적 관세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일본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관세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상호주의적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하는 것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오는 10일이나 11일쯤 미팅을 갖고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호주의적 관세에 대해 “한 국가가 우리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거나 우리에게 많은 비용을 청구하고, 우리도 똑같이 하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이 공정한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앞서 회담 당시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앞서 회담 당시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시바 “방위비 증액, 美 시킨 것 아냐”

이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상호 이익이 된다면 관세를 책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전례 없는 대미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 1조 달러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방위비 분담 증액과 관련해서도 “미국이 우리에게 그렇게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다”며 “세계 평화와 지역 안정을 위해 양국이 각자 역할을 하고 노력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만성적 미국 적자 해소를 여러 차례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문제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과의 무역 적자가 1000억 달러(약 145조 원)가 넘지만 솔직히 매우 빨리 해결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석유와 가스만 가지고도 해결할 수 있다. 일본은 곧 역사적인 미국산 청정 액화천연가스(LNG)를 기록적인 물량으로 수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시바 총리는 “일본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경제 파트너이자 5년 연속 세계 최대 대미 투자국”이라고 한 뒤 “오늘 저는 일본의 대미 투자를 전례 없는 1조 달러(약 1450조 원)로 끌어올리기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 의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산 LNG의 수입을 확대하는 등 양국 간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