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t 대형어선 서경호, 조난신호 없이 돌연 연락두절·침몰

9일 오전 1시 41분쯤 전남 여수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침몰한 서경호(139t·부산 선적)는 사고 전 선사 측에 특별한 보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항해나 조업 중 기관 고장 등 배에 이상이 생기면 선사 측에도 보고하는데 이런 과정이 없이 사고가 나 선사 측에서는 “갑자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서경호 선사 남경수산 문모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서경호는 어제 정오쯤 부산에서 출발해 흑산도로 이동 중 전남 여수 하백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보통 기관 고장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선사에 연락이 오는데 출항 후 한 번도 그런 연락이 없어 (기상악화 등으로) 갑자기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9일 여수 하백도 인근에서 침몰한 서경호 모습. 연합뉴스

9일 여수 하백도 인근에서 침몰한 서경호 모습. 연합뉴스

 
부산 선적 대형 트롤(저인망) 어선인 서경호에는 선장을 포함해 총 14명(한국인 8명·외국인 6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부산에서 흑산도까지 20시간 정도 이동한 뒤 단독조업으로 조기와 갈치 등을 잡을 계획이었다. 해경은 서경호가 레이더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정황에 비춰 선체가 침몰한 것으로 보고 심해잠수사 등 수중 구조 인력을 투입해 침몰 추정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를 집중 수색 중이다. 현장에서 구조된 서경호의 한 생존자는 “항해 중 기상악화로 배가 뒤집혔다. 배 안에 선원이 있었다”는 취지로 해경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문 대표는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우리도 확인된 것이 없다”며 “실종 선원들이 사고 당시 배 안에 있었는지 등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1분쯤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139톤급 대형트롤선박 '22서경호(승선원 14명, 부산 선적)'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배에는 선장 A 씨(66)를 비롯해 한국인 선원 8명(부산 7명, 울산 1명)과 외국인 6명(베트남·인도네시아 국적 등)이 타고 있었다. 연합뉴스

9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1분쯤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139톤급 대형트롤선박 '22서경호(승선원 14명, 부산 선적)'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배에는 선장 A 씨(66)를 비롯해 한국인 선원 8명(부산 7명, 울산 1명)과 외국인 6명(베트남·인도네시아 국적 등)이 타고 있었다. 연합뉴스

 
한편 서경호 선원 가족 중 일부는 여수로 가고, 일부는 선사가 있는 부산 서구 남경수산에 모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도 오전 5시 시민안전실장 주재로 첫 회의를 열고 현장 대응반을 여수로 급파했다. 오전 8시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었다.  

박 시장은 “정부와 전라남도, 전남해경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고, 시에서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구조와 수색 등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시에서도 일대일 전담공무원을 배치해 사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지원도 꼼꼼히 챙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