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민의힘이 대전 초등생 살인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고위험 교원에 대한 긴급 분리와 직권 휴직이 가능하도록 한 ‘하늘이법’ 제정을 서두르기로 했다. 또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초등 저학년생의 안전 귀가를 위해 보호자 대면 인계와 동행 귀가 원칙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한 당정협의회’ 후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당정협의회는 지난 10일 발생한 대전 초등생 살인 사건을 계기로 고위험군 교사 관리 방안과 늘봄학교 귀가 등 학교 안전 강화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정은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학생과 교직원의 심리·정서 안정을 지원하고, 2025년 신학기 준비 점검단을 통해 전국 학교 안전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늘이법’으로 불리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마련해 타인을 해칠 위험성이 큰 교원에 대한 긴급 분리와 대응팀 파견 등 신속 조치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던 기존 ‘질환교원심의위원회’는 ‘교원직무수행적합성위원회’로 개편해 문제 교원의 직권 휴직과 복직 심의를 강화한다. 

이와 별개로 정신 질환 등 문제로 휴직한 교원의 정상적인 복귀를 지원하고,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마음 건강 자가 진단과 상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일반적인 심리적 어려움과 타인을 해할 위험은 구분해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현장 교사들이 추가적인 상처를 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늘봄학교와 관련해서는 교직원 퇴근 시간대인 오후 4시 이후부터 마지막 학생 귀가까지 최소 2명 이상의 귀가 지원 인력을 배치하고, 각 교육청별로 귀가 알림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초등 저학년생의 경우 보호자에게 직접 대면해 인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다만 보호자가 강하게 희망할 경우에만 동의서를 받아 자율 귀가하는 것을 허용한다. 학내 사각지대 CCTV 설치 확대, 학교전담경찰관(SPO) 증원을 통한 주변 순찰 강화 등도 대책에 포함됐다.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초등학생들에게 사건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며, 중대 아동 범죄에 대한 보도 제한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조정훈 국민의힘 교육위 간사가 전했다. 조 의원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관련 법안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번 주부터 열리는 교육위원회에서 법안과 정책을 적극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