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는 독재자…서두르지 않으면 나라 잃을 것"…유럽은 일제히 엄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선거를)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 잃을 것" 등으로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미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젤렌스키에 대해 “그는 선거를 거부하고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서 매우 낮은 지지율을 보이며, 그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은 바이든을 갖고 논 것 뿐”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는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간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자리(협상테이블)에 앉고 싶다면 먼저 오랫동안 선거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지 않나”며 “말하기 싫지만 우크라이나 지도자(젤렌스키)는 지지율이 4%에 불과하다. 나라도 산산조각이 났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는 2019년 5년 임기의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침공하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으며 전쟁 장기화에 따라 대선을 연기했다.

한편 트럼프의 연이은 ‘젤렌스키 때리기’에 맞서 유럽 정상들이 일제히 젤렌스키 엄호에 나섰다. 

영국 총리실은 이날 스타머 총리가 젤렌스키와 통화했다며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로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전쟁 중에 선거를 미루는 것은 영국이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그랬듯이 지극히 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독일 매체 슈피겔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민주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한 마디로 잘못되고 위험한 일”이라며 “정확한 것은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의 국가원수로 선출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 중에 적절한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헌법과 선거법에 반영된 팩트”라고 덧붙였다. 

메테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크라이나는 어떤 전쟁도 시작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어떤 전쟁도 원하지 않았다”며 러시아를 지목해 “침략적인 당사국은 단 하나”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엘리제궁에서 유럽 각국과 캐나다 등 19개 나라 정상과 화상 회의를 연 뒤 “프랑스와 동맹국의 일치된 입장은 명확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 있으며 유럽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