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사히신문은 무토 경산상이 오는 3월 미국 방문을 조율 중이라며 "관세 정책을 담당하는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을 직접 만나 철강·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 조치를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토 경산상은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3월 12일 이전으로 방미 일정을 서둘러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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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미국을 방문해 관세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 AFP=연합뉴스
지난 7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수입과 일본제철의 US스틸에 대한 투자 건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일본이 적극적인 대면 설득에 나선 배경엔 철강에 이어 일본 경제에 영향이 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있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에 대한 관세는 현재 2.5%인데, 향후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관세가 10배 가량 늘어나는 충격파가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자동차 6개 회사에 미칠 영향이 3조2000억 엔(약 30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서두르는 측면도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일본의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8%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미국은 완성차 기준 전체 자동차 시장의 46%를 수입하고 있는데, 멕시코(16%)와 한국(9%)에 이어 일본(8%) 순으로 비중이 높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관세 인상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의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미국 시장 내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무라증권은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이 향후 2년간 0.2%가량 하향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시바 총리는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와 총리관저에서 회담을 갖고 트럼프발 금융 리스크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지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정권의 관세정책 등을 포함한 일본 경제와 환율시장에 대한 영향,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