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전망 3년째 한파…1분기 전망치 금융위기 이후 최저

19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들이 세워져 있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서 관세가 최소 25%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19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들이 세워져 있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서 관세가 최소 25%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3년째 얼어붙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수출 불확실성까지 커지며 올 1분기 전망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0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90.8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 기준선 100 아래로 떨어진 뒤 36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아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1~3월) BSI 전망치는 87.5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64.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3월 경기전망은 제조업(95.1)과 비제조업(86.3)의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 제조업 가운데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가 예상되는 업종은 부정적 심리가 우세했다. 특히 철강이 포함된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9.7)은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88.2)도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73.3), 식음료 및 담배(94.7), 석유정제 및 화학(96.3) 등도 기준선을 하회했다. 의약품과 목재·가구 및 종이는 기준선 100에 걸쳤다.

반면 반도체 장비 등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0.5)와 전자 및 통신장비(105.6)는 긍정 전망을 보였다. 박용민 한경협 경제조사팀장은 “다수 업종의 경기 전망이 부진한 상태에서 수출의 기둥인 반도체는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에 대해서도 강한 메시지를 내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비제조업 업종은 정보통신(66.7), 전기·가스·수도(70.6), 운수 및 창고(73.9), 건설(81.0) 등의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건설 BSI는 2022년 9월(102.7) 이후 2년 6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조사 부문별 BSI는 투자(90.0), 고용(93.3), 자금 사정(93.6), 채산성(93.6), 내수(94.2), 수출(95.8), 재고(101.9)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과잉으로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소비·투자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물가 불안, 대외 불확실성 고조로 내수·수출의 이중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상 범위 확대 등 국내 투자를 촉진하는 내수 진작책과 함께, 관세 등 통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민관 공동 협력 체계를 긴밀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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