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체감 -12도'…다음주 날 풀린다는데 "아직 봄 시작 아니다" 왜

 늦겨울 추위가 이어진 20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못으로 산책 나온 시민들이 바람막이 쉼터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뉴스1

늦겨울 추위가 이어진 20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못으로 산책 나온 시민들이 바람막이 쉼터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뉴스1

겨울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추위의 기세는 오히려 더 매섭다. 서울에는 주말까지 체감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낮겠다”며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고 20일 예보했다. 경기와 충청 곳곳에는 한파주의보가, 강원과 경북 일부 지역에는 이보다 한 단계 높은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서울도 주말까지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5도가량 낮은 -7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강풍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12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늦겨울 추위가 더 혹독한 이유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보통 겨울 추위는 1월에 정점을 찍고, 이후 점차 기온이 오르면서 따뜻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올겨울에는 예년보다 포근했던 1월과 달리 이달 들어 추운 날이 더 잦아지고 있다. 이날 현재 서울의 2월 평균기온은 -2.1도로 1월(-0.4도)보다 더 내려갔고, 평년과 비교해서도 2도 정도 낮다. 2월 추위가 1월보다 더 혹독했다는 뜻이다.

이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서고동저형(서쪽의 고기압과 동쪽의 저기압)’ 기압계가 정체하면서 북쪽 한기의 통로가 오랫동안 열려 추위가 장기화한 탓이 크다. 2월 초에 찾아온 ‘입춘(立春)’ 추위가 길게 이어진 데 이어, 이번 추위 역시 월요일부터 시작해 일주일 넘게 갈 것으로 보인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최근 추위가 지속된 이유는 찬 북서풍이 계속 유입되는 기압계가 유지된 것이 원인”이라며 “서쪽에는 고기압, 동쪽에는 저기압이 위치하면서 그 사이에서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내려온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 추위 풀리고 포근…봄 시작은 ‘아직’

20일 경북 경산시의 한 복숭아 하우스에 복사꽃이 만개해 있다. 뉴시스

20일 경북 경산시의 한 복숭아 하우스에 복사꽃이 만개해 있다. 뉴시스

이번 추위는 주말을 지나 다음 주 초부터 점차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고동저형 기압계가 남고북저형(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에 찬 북서풍 대신 서쪽에서 온화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주 중반 이후에는 더 따뜻한 남동풍이 불면서 아침 기온도 영상권으로 올라 봄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봄이 시작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다음 주에 평년보다 높은 기온 경향을 보이지만 향후 일시적인 추위가 나타날 수 있어 앞으로 추위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주의보·경보가 발표된 가운데 다음 주에도 건조한 바람이 계속 불면서 산불 등 화재 사고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