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에 ‘금값’ 된 ‘딸기’…도매 물가 17개월 새 최대 상승

딸기와 감귤 등 겨울철에 많이 먹는 과일 가격이 오르면서 도매 물가가 급등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까지 높아지면서, 경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20일 오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딸기가 진열되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으며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농림수산품, 그중에서도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로 딸기(전월 대비 57.7%), 감귤(26.5%)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뉴스1

20일 오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딸기가 진열되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으며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농림수산품, 그중에서도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로 딸기(전월 대비 57.7%), 감귤(26.5%)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뉴스1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8(2020년 100 기준)로 지난해 12월보다 0.6%(전년 동기 대비 1.7%)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도매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한 물가다. 이 때문에 시차를 두고 소매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전월과 비교해 생산자물가가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이다. 특히 상승 폭은 2023년 8월(0.8%)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다.

생산자물가가 급등한 것은 겨울철에 많이 찾는 딸기(57.7%)‧감귤(26.5%) 같은 과일의 도매가가 이상기온 영향으로 전월보다 급등해서다. 지난해 여름 무더운 날씨가 길게 이어지면서, 딸기 모종을 밭에 옮겨심는 정식 작업이 늦어져 출하량이 줄었다. 여기에 올해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하자, 저온에서 잘 자라는 딸기의 생산량이 더 떨어졌다. 감귤도 예년보다 무더운 날씨에 병충해 등이 창궐하면서, 출하량이 감소했다. 이 밖에도 같은 기간 물오징어(8.4%)·멸치(13.9%)·원두커피(8.4%) 등의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도 4% 급등했다.

이상기후뿐 아니라 고유가·고환율의 여파도 지난달에 이어지면서 공산품과 에너지의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전월 대비 지난달 석탄및석유제품(4.0%)과 1차금속제품(1.2%)·경유(7.7%)·휘발유(5.6%) 생산자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내수부진의 우려가 큰 가운데, 이상기후나 유가·환율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도매 물가 오르면서 가계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된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2월 들어 국제유가와 환율이 전월 평균보다 다소 내렸지만, 월말까지 얼마나 변동할지 불확실성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반면 계엄이후 떨어졌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달 95.2로 전월(91.2) 대비 4포인트 반등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향후 정치가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소비 심리가 일부 회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CCSI가) 지난해 12월 워낙 크게 떨어진 뒤 1·2월에 걸쳐 하락분 일부를 회복한 것”이라며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 정치 상황도 진행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