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법원, 오후엔 헌재"…尹 탄핵 심판 마무리에 집회 "총력전"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지지자들이 집결했다. 이아미 기자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지지자들이 집결했다. 이아미 기자

 

대통령님 힘내시라고 전방 향해 함성 발사!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10차 변론이 열린 서울 종로구 북촌로(재동) 헌법재판소 앞에 지지자들이 “총력전 펼치자”고 외치며 집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형사재판을 마친 뒤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출발해 오전 11시 40분쯤 헌법재판소에 도착했다. 헌재 앞에서 대기하던 지지자들 50여 명은 정문 맞은편 인도 위로 몰려들기도 했다. 이들은 약 100m 거리의 보행로를 따라 헌재 방향으로 일렬로 서서 차벽 너머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등을 연신 외쳤다. 

경찰은 이른 오전부터 헌재 일대에 선제적으로 경비 태세를 갖췄다. 이날 경비를 위해 기동대 34개 부대 약 2000명과 차량 약 100대가 투입됐다. 앞서 변론 때와 마찬가지로 헌재 정문엔 경찰 버스 차벽과 저지선이 설치돼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됐고, 바로 앞 4차선 도로에도 양방향 1개 차로에 기동대 버스로 거대한 차벽이 세워졌다. 보행로 곳곳에도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보행자의 행선지를 묻는 등 삼엄한 경비에 나섰다.

20일 헌재 정문 건너편 인도에 지지자들이 모여들자 경찰이 해산을 명령했지만 일부는 "1인 시위는 정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서원 기자

20일 헌재 정문 건너편 인도에 지지자들이 모여들자 경찰이 해산을 명령했지만 일부는 "1인 시위는 정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서원 기자

 
탄핵심판 변론이 열리는 오후 3시가 가까워지자 지지자 수가 늘었다. 오후 1시쯤 경찰은 “법원 앞 100m는 집회 금지 구역이기 때문에 미신고 불법 집회에 해당한다”며 “지금부터 채증을 시작하겠다”고 경고하며 지지자들에게 해산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우리는 다 각자 개인적으로 왔다”, “1인 시위는 정당한데 왜 가라 하냐”며 반발하면서 일대가 혼잡을 빚기도 했다. 집시법에 따르면 법원 100m 이내 집회·시위가 금지되나, 1인 시위는 허용된다.


 

 
헌재에서 약 270m 떨어진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자유통일당이 진행한 탄핵 반대 집회엔 오후 1시 30분 기준 300~4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이들은 ‘불법 탄핵 멈춰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여 “탄핵 무효”, “적시 기각”이라고 연신 외쳤다. 일부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향해 “빨리 사퇴하라”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연단에 선 한 젊은 남성은 “탄핵되면 국민들 절반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헌재 재판관들은 정신 제대로 차리고 판결을 똑바로 하라”고 소리쳤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7일부터 문 대행의 자택 앞에서 출·퇴근길 사퇴 촉구 시위를 여는 등 탄핵 심판을 맡은 재판관들 압박에 나섰다.

헌재가 추가 기일을 지정할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변론을 끝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탄핵 반대 집회는 한층 격해진 모습이었다. 앞서 이날 오전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 ‘미국정치 갤러리’ 등엔 ‘오늘 같은 날엔 다 나와야 한다’, ‘무조건 중앙지법에 모였다고 바로 헌재로 넘어가자’ 등 결집을 호소하는 글도 올라왔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정모(69·여)씨는 “대통령님 생각에 밥도 안 넘어가더라. 아침 일찍부터 중앙지법으로 갔다가 헌재 앞까지 왔다”며 “당뇨 등으로 건강이 안 좋지만 가짜뉴스가 많아 믿을 수 없어서 현장에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