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공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우려가 드러나면서 금리 인하 신중론에 무게가 실린다. 로이터=연합뉴스.
Fed 위원들은 트럼프 정책을 인플레이션을 되살릴 불씨로 꼽았다. 의사록은 “무역ㆍ이민 정책의 잠재적 변화, 강력한 소비자 수요 영향을 포함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요인들이 언급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가ㆍ제품별로 쏟아낸 관세 조치는 미국의 수입물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미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주거비와 식료품, 에너지 가격이 골고루 오르며 다시 3%대(전년 동기 대비)로 진입했다.
상당수 Fed 위원이 앞으로 금리 인하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물가 지표’를 꼽는 이유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하강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데이터)가 나타나야 금리 인하를 재개하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지난달 금리 동결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신중론을 FOMC 의사록에서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후 4시 기준 98%에 달한다. 일주일 전(96%)보다 2%포인트 더 올랐다. 상반기까진 인하보다 동결에 무게 추가 실린다.
금리 인하 ‘신중론’이 커지는 상황에도 국채금리가 하락(채권값은 상승)했다는 게 눈에 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연 4.274%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ㆍQT)’를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방안이 의사록에 언급된 영향이었다. 양적 긴축 속도가 늦춰지면 채권가격엔 긍정적이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금리 동결 근거로 꼽은 환율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 수준까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며 “관세 압박과 지속적인 내수부진에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은 최종적으로 연 2%까지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