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4학번, 25학번보다 먼저 졸업하게" 머리 싸맨 의대 학장들

 

서울의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전국 40개 의대 학장 등으로 구성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신학기 의대 교육과정 운영 방안을 논의한다. 방안은 지난해 집단 휴학으로 학년이 겹친 2024·2025학번을 분리 교육하고 졸업시키는 데 초점을 뒀다. 취합된 의견은 이달 중 교육부가 발표할 의대 교육 내실화 방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24학번 먼저 졸업하게”…수업 재설계·단축 등 고려

 
KAMC는 지난 19일 전국 40개 의대에 ‘교육과정 운영 방안’ 설문을 배포했다. 7500여명이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 전국 의대 1학년의 학사 운영 모델을 5가지로 제시하고, 각 학교에 어떤 방식을 도입할 것인지 묻는 내용이다. 다음 달 학생들이 복귀한다면 입학 직후 휴학한 24학번 3000여명에, 올해 합격한 4500여명이 함께 1학년 수업을 들어야 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두 개 학년이 동시에 졸업하는 상황을 학생들이 기피한다는 의견을 고려, 5개 중 4개 모델은 모두 24학번이 25학번보다 먼저 졸업하는 형태로 구상했다”고 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첫 번째 모델은 기존 교육과정을 유지, 두 개 학년이 쭉 함께 수업을 듣고 졸업하는 모형이다. 현재도 큰 준비 없이 도입이 가능하고 대형 강의는 합반도 가능하지만, 2개 학년이 동시에 졸업하기 때문에 2030년엔 의료인력이 과잉배출 된다. 


두 번째 모델은 1~5학년까지는 그대로 두되 6학년이 되는 2030년엔 24학번만 한 학기를 단축, 25학번보다 반년 먼저 졸업하는 안이다. 이 경우는 의사 국가고시, 전공의 선발 일정 등을 옮겨야 하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세 번째, 네 번째 모델은 24학번의 예과(1~2학년) 교육과정만 변경하는 방안이다. 학칙상 입학 후 첫 학기 휴학 처리가 불가능해 1학년 1학기를 이수한 것으로 처리한 곳들이 있는데, 이를 고려해 24학번은 1학년 2학기부터 수업을 시작하는 게 세 번째 모델이다. 

네 번째 모델은 24학번의 1~2학년 교육과정을 1.5년으로 압축, 재설계하는 것이다. 두 모델 모두 24학번이 25학번보다 반년 먼저 졸업한다.

다섯 번째 모델은 24학번과 25학번 모두 예과 2년 과정을 1.5년으로 재설계하는 대신 25학번의 4학년 2학기를 ‘갭피리어드(Gap Period)’로 정해서 쉬는 방식이다. 이 역시 24학번이 반년 먼저 졸업한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학년 분리 가능할까…“부실 교육” 우려도

20일 서울 한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참석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날 졸업식에는 극소수의 졸업생만 참석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한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참석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날 졸업식에는 극소수의 졸업생만 참석했다. 연합뉴스

 
KAMC 내부에서는 24학번의 커리큘럼이 완전히 재설계 되는 모델들이 분리 교육에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은 의견이 다소 다르다. 비수도권의 한 의대 학장은 “우리는 교육과정은 같이 끝나되 수련의 정원을 일시적으로 두 배 늘리는 방향이 맞다고 보고 첫 번째 모델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수업을 단축하는 과정에서 교육이 부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AMC는 이번 주 내로 설문을 취합해 대한의사협회 요구에 따라 의대 교육 방안을 준비 중인 교육부에도 내용을 전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각 의대가 상황에 맞춰서 학사과정을 결정하면 필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