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교황, 한때 호흡곤란 병세 위중…예후가 확실치 않다"

2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원 중인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 밖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 동상 아래에 교황의 쾌유를 비는 초들이 놓여있다. EPA=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원 중인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 밖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 동상 아래에 교황의 쾌유를 비는 초들이 놓여있다. EPA=연합뉴스

  
폐렴 진단을 받고 9일째 입원 치료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현지시간) 한때 호흡곤란 증세를 겪는 등 병세가 위중한 상황이라고 교황청이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교황의 상태는 여전히 위중하다”며 “따라서 어제 설명한 바와 같이 교황이 위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교황이 오전에 천식과 비슷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매일 진행하는 혈액 검사에서는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이 확인돼 수혈을 했다"면서 “현재로선 예후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여전히 의식이 있으며 오늘은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며 “하지만 어제보다 더 고통스러워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초엔 ‘다균성 호흡기 감염’으로 복합적 임상 상황을 겪고 있다고 전했던 교황청은 지난 18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지난 19일부터는 혈류 지표가 안정적이고 발열이 없는 등 교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의료진은 전날 병세가 위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올해 88세로 고령인 교황은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한 이후 특히 겨울철에는 기관지염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 걸려 자주 병치레를 했다. 

의료진은 특히 교황이 폐렴 때문에 겪을 수 있는 합병증인 패혈증을 중대한 우려로 지목하고 있다.

교황의 담당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교황에 있어서 가장 큰 위협은 호흡기에 있는 세균이 혈류로 침투해 패혈증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호흡기 문제와 그의 연세를 고려하면 그가 패혈증에 걸린다면 회복하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교황의 쾌유를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교황이 자신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이런 사실을 전하라고 우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전날 기준으로 교황에게 패혈증 징후는 없었다며 복용 약물이 잘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난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혈소판 수치 감소는 약물의 부작용이나 감염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오는 23일까지 교황의 모든 외부 일정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취소됐다.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어오던 주일 삼종기도를 지난 16일에 이어 23일에도 집전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