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장사꾼” 홍준표 “사기꾼”…명태균 의혹에 강력 반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여권의 대선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여러 의혹을 제기하자 오·홍 시장 측은 23일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명태균 씨가 2024년 11월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명태균 씨가 2024년 11월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 특보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명태균은 옥중에서 오 시장을 중국집·청국장집·장어집에서 만났다며 식당 이름을 나열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당시 명씨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누구에게 줬는지 본질을 흐리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명씨 측 변호인은 지난 20일 라디오에서 “명씨가 오 시장과 ○○○이라는 중국집에서 만났고, 간장에 계란 반숙 전 단계 요리를 좋아했다. 청국장집과 장어집에서도 만났다”고 주장했었다.   

명씨의 여론조사에 대해선 오 시장과 무관하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이 특보는 “(명씨의) 13개 여론조사 결과는 당시 여의도연구소와 (김종인) 비대위원장 사무실로 갔다”며 “여론조사를 엉터리로 판단한 오 시장 캠프의 강철원 당시 비서실장이 손절을 통보하자 명태균은 캠프가 아닌 다른 곳(여의도연구소와 비대위 사무실)에서 개입을 시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으로 명씨에게 3300만원을 송금한 걸 두곤 “오 시장 측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 측은 이날 중앙일보에 “정치 장사꾼인 명씨가 본질과 무관한 주장을 하나씩 풀면서 오 시장에게 얼토당토않은 의혹을 덧씌우고 있다”며 “검찰이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방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2024년 11월 6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8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2024년 11월 6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8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정치권에선 홍 시장을 둘러싼 명씨 의혹도 증폭됐다. 홍 시장은 앞서 “명태균과 한 번도 만난 적 없다”는 취지로 관계를 부인했는데, 홍 시장 아들이 2021년과 2023년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과, 2014년 한 지역 행사에서 당시 경남지사인 홍 시장이 축사할 때 명씨가 사회를 보는 사진이 공개되면서다. 


이외에도 명씨는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구시장 선거 당시 홍 시장을 돕기 위한 비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홍 시장 아들의 고교 동창 최모씨가 조사 비용 일부를 대납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시장 측은 “여론조사는 홍 시장과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홍 시장 측은 이날 중앙일보에 “홍 시장은 명태균의 존재를 모른다고 한 적 없다. 다만 명씨가 정치 사기꾼이라고 줄곧 이야기해왔다”며 “2022년 대선 뒤 홍 시장이 아들의 요청에 명씨의 간단한 안부 전화를 한 번 받아준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홍 시장과 가까운 여권 관계자는 “홍 시장은 명씨와 따로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11년 전 지역 행사에서 마주친 걸 만남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22일 페이스북에서 “앞으로 명태균 사기꾼 일당이 떠드는 허무맹랑한 소리에 일일이 대꾸하지 않겠다”며 “나는 대선 후보 경선 때 여론 조작을 당한 피해자이고, 명태균의 ‘모지리 변호사’들이 떠드는 말은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명씨 측 의혹 제기에 대해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의 ‘병풍 조작’ 같은 여론몰이”라며 “정치 공작과 선동이 다시는 재현되지 않도록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