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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기업 디셈버앤컴퍼니 송인성 대표(왼쪽)와 심완엽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디셈버앤컴퍼니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23일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RA 이용자는 2017년 3만8707명에서 지난해 32만6314명으로 743%, 운용금액은 4219억5000만원에서 9274억3000만원으로 120% 증가했다. 수익률도 양호하다. 국내 RA 알고리즘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9.89~14.96%로, 코스피(5.33%)·코스닥(-7.87%)을 웃돌았다.
2019년 출시한 ‘핀트(fint)’는 국내 대표적인 RA 투자플랫폼이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의 송인성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와 만나 “RA가 개별 투자목표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매수·매도 시점을 정해 리밸런싱(자산 재분배)도 해준다”며 “상품기획부터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고객을 응대하는 프라이빗뱅커(PB) 역할까지 모두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디셈버앤컴퍼니 RA중 하나인 ‘디셈버 미국주식 솔루션’의 최근 3년 수익률은 41.07~57.76%(안정추구~적극투자형)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을 크게 앞섰다.
디셈버앤컴퍼니는 2013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의 투자를 받아 창업했다. 2023년 엔씨 측이 지분을 매각해 현재는 사모투자펀드(PEF)인 포레스트파트너스가 대주주다. 창업멤버이자 네이버·엔씨소프트에서 개발자를 거친 송인성 대표가 최고경영자(CEO), 현대증권·KB증권 등에서 상품개발과 디지털화를 담당했던 심완엽 부대표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아, 말 그대로 AI와 증권의 시너지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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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심완엽 부대표는 “1년 사이 1인 평균 투자액이 62%(지난 19일 기준 681만원) 증가했다”며 “투자자 연령도 초반엔 20·30대가 많았지만, 현재는 40대 이상이 59%다. RA 투자가 고연령대로 확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세의 비결은 ‘투자의 편리성’이다. 심 부대표는 “일례로 펀드는 투자전략을 바꾸려면 다수의 매입매수 기준가격 등을 계산하기 위해 시간과 절차가 필요한 반면, 개인 투자 위주인 핀트에선 스와이핑(휴대폰 화면을 미는 동작) 한 번만으로 투자상품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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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셈버앤컴퍼니의 로보어드바이저(RA)기반 투자 플랫폼 '핀트'. 이미지 디셈버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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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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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성 디셈버앤컴퍼니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핀트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규제 샌드박스(한시유예) 시범사업으로 ‘퇴직연금 RA 일임서비스’를 선정했다. 연간 1인당 900만원 한도에서 RA에 맡겨 퇴직연금을 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투자업계에선 AI와 인간 전문가의 투자 경쟁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인다. 정부는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지난해 4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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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완엽 디셈버앤컴퍼니 부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핀트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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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트' 운영사 디셈버앤컴퍼니 송인성 대표(오른쪽)와 심완엽 부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디셈버앤컴퍼니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