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내는 김정은 해군 집착…"김군옥영웅함, 수직 SLCM 가능성"

최근 북한 중형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과 관련, 군 당국이 수직발사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장착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해군력 강화를 통해 대미 위협도를 높이고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달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해상(수중)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발사 장면을 김정은이 참관하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달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해상(수중)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발사 장면을 김정은이 참관하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작업 끝낸 김군옥영웅함, 새 무장으로 수직 SLCM 가능성

 
국방정보본부는 23일 북한의 '해상(수중) 대 지상 전략 순항유도무기' 개발 목적 등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함대지(잠대지) 순항미사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북한이 개발 중인 중형 잠수함 및 신형 호위함 등에 탑재할 가능성이 있어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해당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뒤 “7507∼7511초 간 1500㎞의 비행구간을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19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김군옥영웅함이 지난 11일 이후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 내 드라이독에서 안전 정박지로 옮겨진 것으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드라이독에서는 주요 구조물 설치 작업이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함정 전력화를 앞두고 새 무장이 적용됐을 수 있다. 김군옥영웅함이 드라이독으로 이동한 시기는 지난해 5월이었다. 

 


김정은이 2023년 9월 열린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전술핵공격잠수함 제841호를 건조하고 이름을 '김군옥영웅함'으로 명명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이 2023년 9월 열린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전술핵공격잠수함 제841호를 건조하고 이름을 '김군옥영웅함'으로 명명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뉴스1

 

수직발사관에서 SLBM은 물론 SLCM도 ‘섞어쏘기’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수직발사 SLCM을 강이나 저수지 등의 수조에서 시험한 뒤 김군옥영웅함에 탑재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자는 “순항미사일의 지상 발사체계를 함대지 또는 잠대지 용도로 개량해 수중이나 해상으로 옮기는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발사는 북한의 첫 콜드런치 수직발사 SLCM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함정에서 콜드런치 수직발사관을 갖추게 되면 어뢰발사관보다 연속 발사가 용이해지는 데다, 방향 전환을 뜻하는 미사일 즉응성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월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면서 ″순항미사일들은 7421초, 7445초간 동해상공에서 비행하여 섬목표를 명중타격했다″라고 밝혔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월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면서 ″순항미사일들은 7421초, 7445초간 동해상공에서 비행하여 섬목표를 명중타격했다″라고 밝혔다. 노동신문=뉴스1

1800t급 로미오급을 3000t급으로 늘려 개조한 김군옥영웅함은 기존 어뢰발사관 외에 10개의 수직발사관을 새로 단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군 안팎에선 “어뢰발사관은 SLCM용, 10개 수직발사관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또는 미니 SLBM용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제는 수직발사관에서 북극성 계열 또는 KN-23의 개량형 화성-11형과 같은 SLBM은 물론 불화살-3-31형 등 SLCM도 섞어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무기체계에 ‘전략’이라는 명칭이 붙은 만큼 전술핵 탑재는 당연시된다.

“육·해·공 아닌 해·육·공”…김정은의 이유 있는 해군 집착

 
이는 김정은의 해군력 강화 구상과 맞닿아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1월 불화살-3-31형 시험 발사 현장에서 “해군의 핵 무장화는 절박한 시대적 과업이며 국가 핵전략 무력 건설의 중핵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앞서 2023년 9월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에선 “핵무기를 장비하면 그것이 곧 핵잠수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앞으로는 육·해·공이 아니라 해·육·공이라고 불려야 한다. 해군이 자주권 수호에 제일 큰 몫을 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월 28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밝혔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월 28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밝혔다. 연합뉴스

이는 지상·공중에서 열세를 수중에서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이 화살 계열 전략순항미사일을 개발하며 지상발사형 이동식발사대(TEL)는 물론 잠수함과 수상함 등으로 발사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있다”면서 “유사 시 미사일의 대량 발사능력과 은밀성·생존성을 향상시키는 의도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본토가 공격당하더라도 수중에서 얼마든지 반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이른바 ‘제2격(Second Strike)’ 개념의 핵심인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북한이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는 결국 대미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사거리가 수천㎞인 SLBM, SLCM을 은밀하게 발사하겠다는 건 결국 주일미군 또는 괌의 미군 기지를 노리는 것이란 점에서다. 군 관계자는 “향후 실제 잠수함에서 수직발사 SLCM을 비롯, 다양한 수중 무기체계를 시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北, 글로벌호크 모방한 무인기 대형화 착수 동향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최근 북한이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의 대형 버전을 개발하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NK뉴스에 따르면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랩스'가 북한 방현공군기지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일 격납고 외부에서 새로운 무인항공기가 포착됐다.

이 매체는 새 기체가 미 글로벌호크(RQ-4)를 모방해 제작한 샛별-4형의 형상을 유지하면서도 날개의 길이가 35m에서 40m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글로벌호크를 R0-4A에서 RA-4B로 업그레이드하며 날개 길이를 39.8m로 키운 것마저 모방한 것 아니냐는 의미다.  

미 글로벌호크는 지상 20㎞의 고도로 비행하며 38~42시간 동안 공중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지상 30㎝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북한은 샛별-4형을 2023년 7월 무장장비전시회-2023에서 처음 공개했다.

NK뉴스는 또 북한이 지난 14일부터 17일 사이 방현공군기지 격납고 7개의 지붕 설치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새 무인기의 수용 장소를 마련하는 등 실전배치를 앞당기려는 목적이라는 게 이 매체의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