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식품관 인기상품, 쿠팡도 판다…뜨거워진 그로서리 대전

쿠팡 프리미엄 프레시 사과. 사진 쿠팡

쿠팡 프리미엄 프레시 사과. 사진 쿠팡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이 프리미엄 신선식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신선도, 품질 등에서 최상위 제품을 취급하는 프리미엄 신선식품군은 그동안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강점을 보인 분야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굳힌 쿠팡은 이커머스의 마지막 승부처로 꼽히는 프리미엄 식품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쿠팡, 프리미엄 프레시 론칭 

쿠팡은 24일 프리미엄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프리미엄 프레시’를 론칭하고 과일·수산·채소·정육·계란·유제품 등 12개 카테고리의 500여개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과일 등 일부 품목을 프리미엄 프레시로 제공해왔는데, 품목을 늘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다. 

프리미엄 프레시는 쿠팡이 정한 품질 기준을 충족한 상품에 대해 별도 상표를 붙여 제공한다. 과일은 당도·품질·크기로, 수산물은 크기·원산지 등으로 구분한다. 백화점 식품관에서만 볼 수 있던 최고급 브랜드도 취급한다. 설로인·본앤브레드·우미학·우미우 등 1++등급(투뿔) 정육 제품이 프리미엄 프레시에 들어왔다. 계란은 자유방목 1번란 브랜드, 우유는 제주 성이시돌목장 등 전용 목장을 보유한 유기농 브랜드를 취급한다.

쿠팡은 “산지 환경부터 생산·유통 과정까지 철저한 기준으로 프리미엄 프레시를 관리한다”며 “출고 전까지 5단계 품질 검사도 거친다”고 강조했다. 쿠팡 와우회원이면 프리미엄 프레시를 이용할 수 있고, 주문 최소 금액은 1만5000원으로 국내 최저 수준이라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쿠팡 프리미엄 프레시 로고. 사진 쿠팡

쿠팡 프리미엄 프레시 로고. 사진 쿠팡

 


이커머스, 신선식품 눈독

쿠팡은 지난 2018년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를 내놓으며 신선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7년 만에 고급 품목을 본격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선 쿠팡의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식품 경쟁력을 높여 프리미엄 강자인 백화점을 맞수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쿠팡은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 등급을 넘어, 최상위 품질인 상품만을 선별해 제공하는 게 원칙”이라며 “신선식품 시장에서 혁신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선식품 시장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너도나도 눈독 들이는 영역이다. 생필품 등 공산품 분야에서는 이미 전체 소비액 중 온라인 구매 비율(이커머스 침투율)이 50%에 이른다. 반면 신선식품은 이 비율이 20%대에 불과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신선식품을 꼭 눈으로 보지 않고 사도 괜찮다는 인식이 커진 것도 호재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업체들도 최저가와 빠른 배송을 주요 강점으로 삼았던 과거와 달리 품질을 앞세우며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난해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의 식품부문 매출 성장률은 22.1%로 같은 기간 전체 온라인 상품 매출 증가율(15%)을 웃돈다.

유통업계 식품 매출 성장세 

서울 홈플러스 메가푸드 마켓 라이브 강서점.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는 ‘세상 모든 맛이 살아 있다'는 콘셉트 아래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극대화한 '현장 콘텐츠형' 식품 전문매장이다. 뉴시스

서울 홈플러스 메가푸드 마켓 라이브 강서점.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는 ‘세상 모든 맛이 살아 있다'는 콘셉트 아래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극대화한 '현장 콘텐츠형' 식품 전문매장이다. 뉴시스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들은 온라인 전략을 강화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리뉴얼하는 식으로 식품사업의 고삐를 죄고 있다. 신세계의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은 지난해 프리미엄 식품관인 ‘미식관’을 선보였고 올해는 이마트로부터 매입하는 식료품 규모를 3배로 늘린다. 롯데마트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과일을 선별하는 등 신선식품 품질 개선 프로젝트를 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음 달에는 식품 전문 애플리케이션(앱)인 ‘롯데마트 제타’를 출시해 오프라인 강점을 온라인에도 이식하겠다는 목표다. 

홈플러스는 기존 매장의 26%(33곳) 정도를 식료품 특화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해 모객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마트직송’ ‘즉시배송’ 등으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날 홈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1년간(지난해 3월~올해 2월) 홈플러스 온라인의 누적 매출이 1조5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이 중 86%가 식품 매출이다. 백화점들은 신선 식품을 세척·손질·조리하는 등의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을 붙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연일 치솟은 물가로 인해 내식 수요가 늘면서 대형마트의 신선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마트표 이커머스까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식품 품목 매출의 지속적인 성장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