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이자 연 2%대인데 대출금리는 언제 내리나

23일 서울 한 은행에 전세대출 금리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한 은행에 전세대출 금리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2%대로 빠르게 수렴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현재 연 3%인 기준금리를 내릴 거란 기대가 커지면서 은행의 예금금리 낮추기에 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소비자의 이자 혜택이 줄면서 빚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4일 대표 수신(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만기 1년 기준ㆍ우대금리 포함)를 기존 연 3%에서 2.95%로 낮췄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2.95%)는 지난 20일 2%대로 이미 내려 앉았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우리은행 ‘원(WON)플러스예금’ NH농협은행 ‘NH내가그린(Green)초록세상예금’ 등 은행별 대표 수신 상품도 현재 1년 만기 최고 금리가 3%에 간신히 턱걸이한 수준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2.75%로 낮추면 나머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도 2%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여전히 연 4%대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7월 3.542%에서 11월 4.58%로 넉 달간 1.038%포인트 급등했다. 12월에는 4.424%로 전월 대비 0.156%포인트 찔끔 내리는 수준에 그쳤다.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가 더 빠르게 떨어지면서 예대 금리차(예금금리-대출금리)는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예금은행의 지난해 12월 예대금리차는 1.43%포인트로 4개월 연속 커졌다. 5대 금융지주의 이자 이익은 지난해 50조37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496억원(2.54%) 늘었다. 시장금리 하락에 순이자마진(NIM)은 줄었지만 대출 수요가 이어진 영향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은 영향도 있다는 입장이다.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은행들은 예금에 주는 이자를 일정 수준 이상 높이지 않았다. 예금금리를 너무 높이면 조달 비용이 커져 대출금리가 더 오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은행의 ‘이자 장사’를 두고 비판이 거세지자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에 더는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지 말고, 대출 심사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간담회에서 “이제는 대출 금리에도 (낮아진 기준금리를) 반영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20곳의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 대출금리 산출 근거를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