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도전에 뒷배 없다" 시장직 사퇴 후 출마 예고한 홍준표

홍준표 대구시장이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열리면 시장직에서 물러난 뒤 대선 레이스를 뛰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조기 대선이든 정상 대선이든 시장직에 있어야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적이다”고 제안한 글에 “대선이 만약 생기면 시장직을 사퇴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집권하면 TK(대구·경북) 현안은 모두 해결된다. 마지막 (대선)도전에 뒷배를 대놓고 할 순 없다”며 대선 도전 의지를 보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4일 대구 북구 연암로 대구 산격청사 접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4일 대구 북구 연암로 대구 산격청사 접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홍 시장의 시장직 사퇴 카드는 2017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른 조기 대선 때와는 다른 선택이다. 당시 경남지사였던 홍 시장은 지사직을 유지한 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해 본 후보로 확정된 뒤에야 경남지사에서 물러났다. 대통령 탄핵으로 열리는 대선에선 시장 등 공직자는 선거일 30일 전까지만 사퇴하면 되지만, 홍 시장은 이번 대선에선 탄핵 인용 즉시 시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 출마가 거론되는 국민의힘 소속 다른 지방자치단체장들과의 차별화를 노린 선택이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정통 보수주의자”라며 “정통 보수주의자는 탐욕도 위선도 없고,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썼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도 이날 대구시청 기자간담회서 “(홍 시장은)경선 출마하면 대구시장직을 사퇴할 것”이라며 ”그만큼 비장한 각오로 도전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 홍 시장의 복당을 설득했다는 주장이 담긴 통화 녹음과 녹취록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명씨는 2021년 10월 28일 지인과 통화에서 “홍 대표(홍 시장)가 나한테 하루에 다섯 번씩 전화가 왔다”며 “(홍 시장이) 나보고 복당시켜 달라고, 김종인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김종인을 만나게 해줬잖아“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뒤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후 2021년 6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승인을 얻어 복당했다.  


홍 시장 측은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과 홍 시장 모두 부인하는데, 명씨 혼자 떠드는 거짓말”이라며 “김 전 위원장에게 전혀 부탁할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홍 시장도 지난해 12월 명씨 변호인이 제기한 복당 부탁 의혹에 대해 “김 전 위원장 퇴출 이후 당 대표 후보들이 전당대회 경선에서 만장일치로 복당을 찬성했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가 (나를)복당 시킨 것”이라며 “명씨와 명씨 변호사를 허위사실 공포와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엄중히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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