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내수에 무너지는 자영업자…44% "3년 내 폐업 고려"

폐업 고려하는 자영업자. 챗GPT 이미지 생성

폐업 고려하는 자영업자. 챗GPT 이미지 생성

자영업자 44%는 3년 이내에 폐업을 고려하며, 10명 중 6명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쪼그라들 것으로 우려했다. 얼어붙은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영업자 2024년 실적 및 2025년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경협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2.6%는 ‘지난해 매출이 2023년에 비해 감소했다’고 했다. 매출이 줄어든 폭은 평균 -12.8%였다. 또한 응답자의 72%는 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답했고, 평균 감소 폭은 -13.3%였다.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다. 응답자 61.2%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거라 전망했다. 순이익에 대한 전망도 비슷했다(62.2% 감소 전망). 자영업자들이 예상하는 올해 매출·순이익 감소 폭은 각각 -6.5%, -7.2%였다.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은 원자재·재료비(22.2%)와 인건비(21.2%)였다. 최근 식품 물가가 오르는 데다 올해 기준 시간당 최저임금도 1만원을 넘어섰다.

임차료(18.7%)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중앙일보가 최근 창간 60년 연중기획으로 보도한 ‘2025 자영업 리포트’에서도 자영업자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차료 때문에 괴롭다고 입을 모았다. 뒤이어 대출상환 원리금(14.2%), 세금(10.3%), 공공요금(9.3%) 순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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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금액은 1억2000만원, 월 이자 부담액은 84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연평균 8.3%의 금리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예금은행 평균 대출금리가 4.7%, 소액대출 금리가 6.9%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자영업자가 제2금융권 등에서도 대출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계에 다다른 자영업자가 선택하는 길은 폐업이다. 응답자 43.6%는 향후 3년 이내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1년 안에 폐업을 생각한다는 자영업자는 14.8%였다. 폐업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8.2%),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8.1%),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8.1%), ‘임차료·인건비 등 상승’(11.9%), ‘원재료 가격 상승(11.9%)’ 등을 꼽았다.

자영업자들은 필요한 정부 지원 대책으로 ‘대출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 확대’(22.1%), ‘소비 촉진 방안 확대’(20.9%), ‘원부자재 가격 등 물가 안정화’(14%), ‘임대료 지원 강화’(11.7%), ‘공공요금 인상 억제 또는 인하’(10.5%) 등을 제시했다. 당장 빚을 원활히 갚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 근본적으로 내수가 활성화돼야 경영 상황이 나아진다는 거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 경제의 저성장 구조로 가계의 소비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내수가 얼어붙어 수많은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서민경제의 위기가 심화될 수 있으므로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원부자재 가격 안정과 소비 촉진 방안을 강화해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