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외국인 관광을 재개하면서 북한 사회를 엿보고 온 서방 관광객들이 후일담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당국의 강력한 통제 속에 주민들의 삶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최근 북한 나선 경제특구를 방문하고 돌아온 관광객과 여행사 관계자들이 전한 현지의 모습을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8세의 영국 유튜버 마이크 오케네디는 악명 높은 북한 당국의 '관광객 통제'를 실제로 당했는데 생각보다 심해 놀랐다고 말했다. 모든 관광객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철저히 정해진 일정대로만 여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미리 알려야 하는 경우도 몇 번 있었다"며 "세상 어느 곳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고 했다. 

철저한 감시는 공포를 자아내기도 했다. '북한·러시아 우정의 집'을 관광한 뒤 방명록에 "세계 평화를 기원한다"고 적자 가이드가 다가와 부적절한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그는 "가이드의 말을 듣고 편집증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일정 중 학교를 방문한 그는 여덟 살짜리 아이들이 선보이는 공연을 봤다. 빨간 스카프를 두른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동작을 할 때 뒤편 스크린에선 탄도미사일의 목표물 명중을 형상화한 영상이 재생됐다. 

오케네디는 직접 본 북한 주민들에 대해 "모두가 일하고 있었고, 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느꼈다"며 "암울한 광경이었다"고 떠올렸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기자 출신으로 세 번째 북한 관광길에 오른 조 스미스는 과거보다 더 사정이 어려워진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호텔 방을 제외하면 난방도 되지 않았고 불빛도 희미했다"며 "춥고 어두운 미술관은 우리를 위해서만 문을 열어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사진 속에서 깨끗해 보이는 북한의 거리는 실제와 다르다고 했다. 보도블록은 울퉁불퉁하거나 흔들렸고, 건물들은 이상하게 지어져 있었다. 호텔 방은 더러웠고 창문에는 전체적으로 금이 가 있었다. 

스미스는 "이런 것들을 고칠 수 있는 시간이 5년이나 있었다"며 "보이는 것에 민감한 북한이 할 수 있던 최선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바깥의 실상은 어떨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때로 국민이 지도자를 원치 않는다면 강제로 몰아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지만,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