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아동·청소년에서 음식중독과 정서·행동 문제 간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으로 한림대 박경희 교수 연구팀이 수행, 4일 공개한 ‘커뮤니티 케어 기반 고도비만 중재 시범연구’에 따르면 평균 연령 11.4세의 과체중 이상 아동·청소년 224명 중 44명(19.6%)은 음식 중독 고위험군이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영양 및 건강 분야 국제학술지(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 에 지난달 15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가 85백분위수 이상인 8~16세 과체중 이상 아동·청소년 224명을 대상으로 음식중독과 정서·행동 문제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음식중독은 특정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고 강박적으로 섭취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뇌의 보상 시스템과 관련이 있어 물질 중독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연구 결과, 전체 대상자 중 19.6%(44명)가 음식중독 고위험군에 속했다. 이들은 비만 정도가 더 높고 자존감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가족 간의 정서적 교류나 지지 등의 가족기능도 낮았다. 또한, 우울·불안 등 감정 문제와 충동적 행동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중독 증상이 많을수록 불안과 우울 등의 정서·행동 문제가 심화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비만도와 부모 양육 태도 등의 영향을 보정한 후에도 문제행동 총점과 공격성이 증가하고, 학업 수행 능력 점수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비만은 성인기까지 지속돼 심혈관질환·당뇨병·지방간 등의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음식중독이 단순한 식습관이 아니라, 비만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중요한 요소임을 고려해야 한다”며 “비만 아동·청소년에서 정서적 행동 문제가 동반된 아이들의 경우 음식 중독의 경향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세심한 이해 및 평가, 그리고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