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텁텁한' 봄, 수도권 뒤덮은 미세먼지…내일은 황사까지 가세

수도권 미세먼지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1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연합뉴스

수도권 미세먼지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1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연합뉴스

완연한 봄 날씨와 함께 찾아온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11일 수도권을 덮었다. 12일에는 황사까지 유입되면서 13일까지 잿빛 하늘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과 충청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36~75㎍/㎥)’ 수준을 기록했다. 오전 한 때에는 서울 구로구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매우나쁨(76㎍/㎥~)’ 기준을 뛰어넘는 92㎍/㎥까지 치솟기도 했다.

수도권에서는 올봄 들어 처음으로 고농도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행정·공공기관은 차량 2부제를 시행했고, 먼지를 발생시키는 건설 현장이나 폐기물 소각 시설 등은 단축 운영됐다.

서울 5일째 ‘나쁨’…내일은 황사 가세

서울과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1일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 전광판에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서울과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1일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 전광판에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기 시작한 건 꽃샘추위가 풀린 지날 주말부터다. 서울의 경우 7일부터 닷새 연속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된 데다가 대기가 정체한 탓에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까지 쌓였다. 

윤종빈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총괄예보관은 “최근 인천만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가 계속 축적되는 상황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등 수도권은 12일에도 미세먼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낮부터 수도권 곳곳에 약한 비가 내리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감소하겠지만, 밤에 또다시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될 전망이다.

여기에 황사까지 가세한다. 기상청은 “황사가 북서 기류를 타고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내일(12일) 오후에 경기 서해안부터 영향을 주기 시작해 밤사이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겠다”고 예보했다. 또 “내일(12일) 추가적으로 황사가 발원해 모레(13일)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나 황사의 발원량과 기류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라고 했다.

황사의 영향으로 13일은 전국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인천과 충청 등 서쪽 지역은 ‘매우나쁨’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올봄 탁한 날 작년보다 많을 듯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봄이 시작되는 3월은 연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달이다. 올해에도 예년보다 추웠던 2월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내려갔다가 3월 들어 추위가 풀리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함께 올라갔다.

올봄에는 미세먼지가 지난해보다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청정한 기류의 영향을 받아 미세먼지 농도가 역대 가장 낮았던 지난해와 달리 대기가 정체되는 날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봄 초미세먼지 전망’에서 “올 봄철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년 대비 유사하거나 높겠고, 나쁨 이상 일수는 전년 대비 많겠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