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처음으로 '할머니의 고향' 한국을 방문한 NFL 스타 쿼터백 카일러 머리. 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인 미국프로풋볼(NFL) 수퍼스타 쿼터백 카일러 머리(27·애리조나 카디널스)는 MZ세대다운 솔직한 화법으로 생애 첫 한국 방문 소감을 밝혔다. 머리는 외할머니가 한국인이다. 미국 통신회사 버라이즌의 전략담당 부사장을 지낸 그의 어머니 미시(51)는 결혼 전까지 한국 이름(미선)을 썼다. 머리의 아버지 케빈 역시 야구와 풋볼 선수 출신이다. 지난 10일 입국한 머리는 "한국은 나의 '뿌리'다. 오래전부터 궁금했는데, 마침 어머니 제안으로 함께 여행 왔다"며 "인천공항에 수백 명의 팬이 나왔는데, 그렇게 크게 환대받을 줄 몰랐다. 열흘 정도 머물며 '할머니의 나라'를 직접 경험할 생각에 설렌다"며 웃었다.

12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만난 카일러 머리. 한국 팬들에게 자필 인사 메시지를 적었다. 사진 카일러 머리
그런데 그해 가을, 대학풋볼 최고 선수에게 주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받고는 풋볼로 진로를 틀었다. 2019년 NFL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애리조나 카디널스에 지명됐다. 미국 스포츠 최초의 MLB와 NFL에서 모두 1라운드에 뽑힌 선수다. 이어 2019시즌 NFL 신인상까지 받았다. 입단 당시 4년 총액 4516만 달러(약 506억원)에 계약했던 그는 2022시즌 직전 애리조나와 2024년부터 발동하는 5년 최대 2억3050만 달러(332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역대 처음으로 MLB와 NFL에서 모두 1라운드 지명 받은 카일러 머리. 풋볼을 택했다. AP=연합뉴스
머리는 "목표인 수퍼보울 우승과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초록불은) 꿈을 이룬 뒤에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전진하겠단 의미"라고 설명했다. 헬멧에 태극기를 붙이고 뛰는 머리는 "내 뿌리가 한국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어머니와 나의 문화적 유산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한국 문화를 즐긴다"며 "미국에서도 큰 화제인 가수 로제의 'APT(아파트)'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나도 즐긴다. 특히 '오징어 게임' 3편 미국 시사회에 초대받았다. 참석을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카일러 머리. 사진 카일러 머리 SNS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