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총리가 17일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났다. AP=연합뉴스
캐나다 총리실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16~18일 사흘간 파리와 런던을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연이어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 방문은 지난 14일 취임 후 불과 이틀 만에 이뤄졌다.
카니 총리는 17일 파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났다.
그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프랑스와 같이 믿을 수 있는 동맹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프랑스와 유럽 전체가 비(非)유럽 국가 중 가장 유럽적인 캐나다와 열정적으로 협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캐나다는 유럽의 안보와 무역 관계를 보장하기 위해 항상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캐나다와 프랑스는 평화의 강대국"이라며 양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뜻을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평화를 구현하고 유럽 전체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러시아에 명확한 약속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니 총리는 18일 런던으로 이동해 스타머 총리와 회담을 가진 후 찰스3세 국왕도 예방할 예정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과거 북미 대륙에서 식민지 경쟁을 펼치며 캐나다 건국에 영향을 미친 국가로 캐나다와 역사적·정치적·문화적·언어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캐나다는 영국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국가들이 모인 영연방의 일원이다.
총리실은 유럽 방문에 앞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카니 총리가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해 가장 가깝고 오래된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과 미국 우선주의적 외교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전통적 우방국인 영국·프랑스와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목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를 상대로 관세 장벽을 높이고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는 조롱성 발언을 하며 양국 관계를 냉각시켰다.
카니 총리는 지난 14일 취임식에서 "캐나다는 프랑스, 영국, 원주민의 토대 위에 건설됐다"며 "캐나다는 절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어떤 형식으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런던 방문은 카니 총리에게 의미가 깊다. 그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지냈으며, 3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총재로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한 바 있다.
카니 총리는 이번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캐나다 북극 영토인 누나부트 준주의 주도 이칼루이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러시아,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극의 군사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