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삼부토건 국회 현안질의…회생 준비 시점 집중 추궁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적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기업회생 준비 시점 집중 추궁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준비를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28일부터 3월 4일 사이 연휴 동안 준비했다”며 “단기 유동성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기업회생을 사전에 준비한 게 아니냐는 추궁에도 이전의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신용평가사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을 공시한 시점이 지난달 28일이고,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일이 지난 4일이다.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 부회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의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 부회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의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생 신청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50가지가 넘는데 연휴 기간 발급 준비를 마쳤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따졌다. 같은 당 김남근 의원도 “앞서 다른 기업은 신용등급 하락 후 기업회생까지 2~3개월이 걸렸다. 회생절차를 미리 준비하면서 단기 사채를 발행하는 사기 판매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해 투자자에게 판매한 신영증권의 금정호 사장은 ‘신용등급 하락 이후 영업일 하루 만에 회생을 신청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의에 “그런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그는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떨어졌다고 해도 투자 적격 등급이다. 그런 회사가 갑자기 회생절차를 신청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18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점포의 모습. 뉴스1

18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점포의 모습. 뉴스1

  
홈플러스의 채권 변제 계획에 대해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안에서 모든 채권의 원금을 변제하는 게 목표”라며 “상거래채권은 현재 지급 중인 상황이라 잔액이 많지 않고 금융채권은 2조2000억원 수준인데, 소유한 부동산만 4조7000억원 규모여서 시간을 주시면 다 변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 약속과 관련해선 “소상공인 대금 지급을 앞당기기 위해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출연 규모와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복현 “삼부토건, 김건희·원희룡 연관 없어”

이복현 금감원장에 대해서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야당 의원의 질의가 쏟아졌다. 이 원장은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엔 선을 그었다. 앞서 금감원은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삼부토건 대주주와 이해관계자가 100억원대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에 김건희 여사가 포함돼 있느냐’는 질의가 나오자 이 원장은 “김 여사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삼부토건과 우크라이나 포럼에 동행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삼부토건과 연관이 없다”며 “정치 테마주라고 해서 해당 정치인이 관여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한 뒤 1000원대였던 주가가 그해 7월 5500원까지 치솟으면서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 원장은 또 ‘삼부토건 사건을 언제쯤 마무리해서 검찰에 넘길 예정이냐’는 윤한홍 정무위원장 질의에 “제 임기가 6월 초까지인데 제가 있을 때 최대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삼부토건 사건을) 저희가 지금 들고 있는 사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김병주 MBK 회장은 홍콩 출장 등을 이유로 현안 질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김 회장을 고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김 회장이 출석할 때까지 정무위 전체회의를 열거나 김 회장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방안까지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