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버드대, 가계소득 2억9000만원이하 학생 등록금 면제

지난해 5월 미국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과 관객들이 졸업식 행사를 위해 모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5월 미국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과 관객들이 졸업식 행사를 위해 모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하버드대가 17일(현지시간) 연 소득 20만 달러(약 2억 8800만원) 이하 가정 출신 학부생의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연 소득 10만 달러(약 1억 4400만원) 이하 가정 학생들에게는 등록금뿐 아니라 식비·기숙사비·건강보험료·여행 경비까지 지원해 학부 교육을 완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하버드대는 이날 2025~2026학년도부터 적용될 새 등록금 면제 제도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앨런 엠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더 많은 학생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하버드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라며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접하는 배경과 경험, 관점의 폭이 넓어져 지적ㆍ개인적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는 이번 재정 지원 확대를 통해 미국 내 약 86%의 가정이 학부 장학금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 소득 10만 달러 이하 가정 출신 학생들은 전액 무료 혜택에 더해 신입생 때 2000달러(약 288만원)의 초기지원금, 3학년 때 졸업 후 사회 진출을 위한 2000달러의 추가 지원금을 받는다.  

등록금 면제 혜택만 주어지는 연 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의 학생도 재정 상황에 따라 기숙사비·식비·건강보험료 등에 대해 하버드 재정 지원팀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종전 등록금 면제 기준은 연 소득 8만5000달러(약 1억2000만원) 이하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가계의 중위소득은 8만610달러(약 1억1500만원)다. 하버드대 학생이 연간 내야 하는 비용은 2024∼2025학년도 기준 등록금과 주거비, 각종 서비스 요금 등을 포함해 약 8만3000달러(약 1억2000만원)다.


하버드대는 또 “외국인 학생도 미국 학생과 동일한 기준으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외국인 학생은 연방 정부 지원금을 받을 자격은 없지만 대학에서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자체 장학금과 학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 명문대들은 연방대법원이 지난 2023년 대학 입학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린 뒤 흑인 학생 입학 비중이 줄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장학금 면제 대상 문턱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펜실베이니아대·매사추세츠공대(MIT)와 캘리포니아공대가 등록금 면제 상한선을 가계소득 20만 달러로 높였다. 프린스턴대(16만 달러)·스탠퍼드대(15만 달러)·다트머스대·브라운대(이상 12만5000달러)·텍사스대(10만 달러)·코넬대·예일대(이상 7만5000달러) 등도 기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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