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 “멕시코인 관타나모로 보내지 말라”

관타나모에 수용됐다 고국으로 돌아가는 베네수엘라 국적 불법 이민자들. 로이터=연합뉴스

관타나모에 수용됐다 고국으로 돌아가는 베네수엘라 국적 불법 이민자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을 쿠바 관타나모의 미 해군 기지에 보내 수용한 것과 관련해 멕시코 정부가 멕시코인의 관타나모 기지 이송 계획을 중단해 달라고 18일(현지시간) 요청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미국 정부가 관타나모에 이민자를 수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 보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회견에서 “어떤 멕시코인도 멕시코가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져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주말 국제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TdA)의 조직원 의혹을 받는 베네수엘라 이민자 200여명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한 이후 나왔다.

한편 최대 3만명의 미국 불법 이민자 수용 시설로 쓰일 예정이던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 기지에 현재 이주민이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고 미국 폭스뉴스 등 미 매체들이 앞서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불과 한 달여 만에 관찰된 상황 변화의 이유에 관해 명확히 확인하지는 못했다면서도, 관타나모 내 열악한 이민자 수용 환경을 그 배경 중 하나로 제시했다.

미국은 9·11 테러 이듬해인 2002년 관타나모만 해군 기지에 테러 용의자 구금·수용 시설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한때 780명 이상이 갇혀 있었는데, 미 당국에서 기소 절차도 진행하지 않은 채 용의자들에게 물고문을 자행하는 등 인권 침해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와 함께 미국이 군용 수송기를 이용한 불법 이민자 송환을 중단한 바 있다. 여객기의 일등석에 태워 보내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와 콜롬비아 등으로 이주자들을 수송하기 위해 C-17을 사용했다.

이민자들을 본국이나 관타나모 군사 기지로 수송하기 위해 군용기를 사용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군용기를 이용한 수송은 1일이 마지막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1월 30일 미국과 과테말라 관리들이 제공한 자료를 이용해 C-17을 이용해 과테말라로 보내는 데 이민자 한 명당 최소 4675달러가 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텍사스 주 엘패소에서 출발하는 아메리칸항공의 편도 일등석 항공권 가격 853달러보다 5배 이상 비쌌다.

국방부는 지난 4일 군용기 수송은 향후 48시간 동안 예정되지 않다고 밝혔다. 6일 예정된 수송도 취소됐으며 앞으로 영구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고 국방부 관리들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