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처럼 병 모양 통일…'안동소주' 세계화 위해 확 바뀌었다

지난 16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주류 박람회 프로바인 2025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안동소주 공동주병 모습. 사진 경북도

지난 16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주류 박람회 프로바인 2025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안동소주 공동주병 모습. 사진 경북도

지난 16일 독일 뒤셀도프르에서 주류 박람회 ‘프로바인(ProWein) 2025’가 열렸다. 65개국 5282개 업체가 참여한 세계 최대 규모 주류 박람회에 안동소주를 만드는 6개 업체가 홍보관을 운영했다.  

안동소주협회 회원사인 회곡양조장·명인안동소주·민속주안동소주·밀과노닐다·명품안동소주·안동소주일품 등 6개 업체는 지난해에도 자치단체 최초로 안동소주 단일브랜드 독립 홍보관을 운영, 인기를 끌었다. 

독일 주류 박람회서 공동주병 공개

하지만 이날은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었다. 업체마다 제각각이던 안동소주 병 모양이 모두 같았다. ‘750년 역사’라고 적힌 홍보관 아래 안동소주가 담긴 투명한 병 6개가 나란히 전시됐다.

지금까지 안동소주 병은 업체별로 달랐다. 전통미를 살린 호리병이나 소주병, 안동을 상징하는 하회탈을 새긴 병 등이었다. 재질도 유리와 도자기 등 여러 가지였다.

술병 디자인이 다양했던 안동소주. 사진 경북도

술병 디자인이 다양했던 안동소주. 사진 경북도

하지만 천차만별인 디자인으로는 대량 수출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안동소주를 만드는 업체 관계자는 "안동소주가 새로운 증류주로 관심을 끌기 시작했지만, 브랜드가 각기 달라 세계화를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와인은 대체로 표준화한 상태다.


경북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디자인 통일화에 나섰다. 성인 남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디자인 평가와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안동소주는 뚜껑부터 바닥까지 디테일을 살린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안동소주’ 글자를 새긴 실리콘 뚜껑으로 입구를 막고 뚜껑을 다시 하회탈 그림이 그려진 열수축필름으로 밀봉했다. 병 입구는 선비의 갓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용량도 일반 와인 한 병과 같은 750mL다.

안동소주 맛·전통미 표현한 디자인

병목 부분에는 ‘Since 1281’을 새겼다. 고려 충렬왕 때인 1281년 고려와 몽골 연합군이 일본을 정벌하러 가는 과정에서 안동에 소주가 전래했다고 한다. 라벨에는 전통가옥을 그려 한국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한옥 대문이 열린 모습을 통해 환대와 개방성을 표현했다. 아래에 ‘경북도지사 인증’이라는 문구를 넣어 소비자에게 공신력 있는 제품임을 강조했다.

우아한 곡선을 띠고 있는 병 형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아랫부분에 물결 형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는 선비의 도포 자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우아함과 안동소주의 맛을 나타냈다. 또한 병 바닥에는 ‘ANDONG SOJU’라는 글자를 각인했다.

프로바인 2025 현장에서 안동소주 공동주병 디자인이 공개되자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인상적이어서 세계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증류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현지 반응이 있었다고 경북도는 전했다.

지난 16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주류 박람회 프로바인 2025에서 안동소주 홍보관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지난 16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주류 박람회 프로바인 2025에서 안동소주 홍보관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 경북도

한편 지난해 안동소주 매출액은 199억원으로 전년 190억원 대비 4.7% 증가했다. 수출액은 11억원으로 전년 8억원 대비 37.5% 늘었다. 경북에 위치한 소주스토리(모기업 나라셀라), 김창수위스키증류소 등 규모가 크고 유통망을 갖춘 가공업체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매출액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쌀 1kg으로 안동소주를 가공하면 19배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역 농산물 사용과 일자리 창출 등 연관 산업 육성에 큰 파급력이 있다”며 "안동소주가 세계 주류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