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산등성이를 타고 하동군 옥종면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군용헬기가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25일 산림청과 경상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산청 산불 진화율은 87%로 집계됐다. 낮 12시 90%까지 올랐으나, 오후 5시를 넘겨 불길이 강풍을 타고 진주 경계를 넘어 확산했다. 지난 21일 발생한 이 산불을 잡기 위해 당일 산불 3단계가 발령됐지만, 23일엔 인접한 하동군까지 불길이 번진 산불은 이날 진주시 경계를 넘어 수곡면으로 퍼졌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지난 24일 경남 산청군 단성면 단성고등학교에서 마련된 상황실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에게 산불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진주시 등에 따르면 수곡면 주불은 잡혔고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현장 지휘를 맡고 있다고 한다. 진주시는 수곡면 인근 마을 주민 30~50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고, 차가 없는 일부 주민은 교통편을 마련해 인근 진서중학교로 이동시켰다. 진주시 관계자는 “진주시 공무원 100여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야간 바람 등 변수에 주시하며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통합지휘본부에 따르면 산청 산불 현장 화선 58㎞ 가운데 50.5㎞ 구간 진화가 완료됐다. 일몰 이전까지 진화 헬기 31대가 진화 활동을 벌였다. 지상엔 공중진화대와 특수진화대·소방·경찰군인 등 1948명이 투입됐다. 현장엔 남남서풍이 초속 6m로 불며,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10~20m에 달한다고 지휘본부는 밝혔다. 현재까지 2000여명이 대피했으며 주택 24개소, 창고 10개소, 공장 2개소 등 64개소가 불길에 피해를 봤다.

화마가 지나간 지난 24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의 한 주택이 화재가 난 이후 무너져 있다. 송봉근 기자
지리산 국립공원에도 대피령
이날 오후 5시쯤부터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구곡산에서 계속되던 산불이 지리산 국립공원 방면을 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소방과 산림당국은 관광객과 인근 지역 주민 대피를 요청했다.
이날 오전 산청 산불 현장 헬기가 일부 경북 의성군을 옮겨 배치되자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임상섭 산림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헬기를 빼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지는 일도 있었다. 헬기 6대가 이동했지만, 경남도가 오전 중 전북·남도 및 부산시 등에 요청해 헬기 7대를 지원받았다.
숨진 공무원ㆍ진화대원 발인… “철저히 수사해야”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지난 22일 밤 산청군 단성면 자양리와 하동군 옥종면 두양리 경계지점까지 번져 불타고 있다. 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