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산불 현장 갔다가 '퍽'…이재민이 휘두른 옷에 맞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경북 영양군 산불 현장을 찾았다가 물리적 위협을 당했다. 산불로 집을 타버린 중년 남성이 자신의 외투를 휘둘러 이 대표 몸에 맞은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쯤 이재민 대피소인 영양군 문화체육센터 일정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이 대표가 왼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던 도중 검은색 상의를 입은 남성이 앞을 지나가며 옷으로 이 대표를 가격했다.

상체를 맞은 이 대표는 순간 몸을 뒤로 빼면서 그를 쳐다봤다. 직후 경호원들이 제압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공격을 받은 뒤에도 이 대표는 시민들과 악수를 나눈 뒤 차량에 탑승했다.

한 시민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겉옷을 휘두르고 있다. 사진 X

한 시민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겉옷을 휘두르고 있다. 사진 X

이 남성은 대피소에 머물고 있던 산불 이재민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측은 공지를 통해 "외투를 사용한 분은 이재민으로 파악됐다. 집이 피해를 입고 주변 사람들도 희생돼 감정이 격앙됐을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이어 "할아버지의 아픔에 공감하며 경찰에도 선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표는 경북 청송군도 방문했는데 여기서도 한 시민의 격한 항의를 받았다. 이 대표가 취재진 앞에서 발언을 하려 하자 "야! 사진 촬영 다 했으면 지금 내 창고 불타고 있는데 불 좀 끄러 가자. 이러지 마라"는 외침이 들린 것이다.


이 대표는 "다 정리되거든 합시다"라며 기다렸지만, 해당 시민은 "누가 불 끄러 왔나. 사진 찍으러 왔지?", "내가 뭐 잘못했어. 내 입으로 내 이야기 한다"는 등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윤경희 청송군수가 "제가 정리하겠다"고 하자 이 대표는 "놔두세요. 자기 나름은 잘 되게 하는 일이라 생각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북 영양군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북 영양군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이후 기자들과 문답에서 이 대표는 "조금 전에 보신대로 주민들께서 너무 다급해 한다.저한테 항의를 좀 많이 한다"면서 "답답하니까 그러겠죠. 주민들 입장에서야 여당이든 야당이든 상관이 있겠나. 정치하는 사람이면 당연히 책임져야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전부 무죄를 받은 뒤 첫 일정으로 경북 산불현장을 둘러봤다. 한 이재민이 "무죄 축하드린다. 이제 고진감래하겠지"하고 축하를 건네자, 이 대표는 "아이고, 그건 정치판에서 하는 놀음"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