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현장 찾은 이재명 "평생 세금 내셨다, 당당하게 요구하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산불 대피시설이 마련된 안동체육관을 찾아 이재민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산불 대피시설이 마련된 안동체육관을 찾아 이재민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2심에서 전부 무죄를 받은 직후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산불 피해 주민들을 만났다. 사법리스크 한 고비를 넘긴 뒤 이재민을 위로하며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안동은 이 대표의 고향이다. 이날 오후 8시쯤 안동체육관에 이 대표가 도착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 아시죠? 안동 사람"이라고 그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등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주민들은 "도와달라"거나 "전부 다 타고 아무 것도 안 남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평생 세금 내셨으니 미안할 거 없다. 당당하게 요구하라 저희가 잘 챙기겠다"면서 "불도 빨리 끄고 집도 빨리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 주민은 "믿어보겠다. 빈말 아니야"라고 했고 이 대표는 "제가 빈말 안 하는 거 아시지 않나"라고 했다.

일부 이재민 중에선 "왜 이제 왔나. 다 타서 갈 곳도 없다. 지금 늦게 와서 도와주면 뭐해"라며 항의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오늘 빨리 와야 되는데"라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재명 대표가 쪼그려 앉은 자세로 이재민 얘기를 듣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재명 대표가 쪼그려 앉은 자세로 이재민 얘기를 듣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 대표는 약 40분 동안 안동체육관 내 텐트 시설과 생활 환경을 둘러 봤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동시장님이 잘 챙기고 계신 것 같다. 이분들이 최대한 신속하게 생계 터전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주거 지원 등을 미리 준비해야겠다"며 "워낙 규모가 큰 재난이라 전국에 충분한 (지원물품) 물량이 있을지 걱정되긴 하는데 지금부터라도 챙겨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7일 산불 피해가 심각했던 '천년고찰' 경북 의성 고운사를 살펴본 뒤 '서해 수호의 날'을 고려해 대전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재해 현장부터 안보 관련 일정까지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