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산불 대피시설이 마련된 안동체육관을 찾아 이재민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안동은 이 대표의 고향이다. 이날 오후 8시쯤 안동체육관에 이 대표가 도착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 아시죠? 안동 사람"이라고 그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등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주민들은 "도와달라"거나 "전부 다 타고 아무 것도 안 남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평생 세금 내셨으니 미안할 거 없다. 당당하게 요구하라 저희가 잘 챙기겠다"면서 "불도 빨리 끄고 집도 빨리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 주민은 "믿어보겠다. 빈말 아니야"라고 했고 이 대표는 "제가 빈말 안 하는 거 아시지 않나"라고 했다.
일부 이재민 중에선 "왜 이제 왔나. 다 타서 갈 곳도 없다. 지금 늦게 와서 도와주면 뭐해"라며 항의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오늘 빨리 와야 되는데"라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재명 대표가 쪼그려 앉은 자세로 이재민 얘기를 듣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 대표는 약 40분 동안 안동체육관 내 텐트 시설과 생활 환경을 둘러 봤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동시장님이 잘 챙기고 계신 것 같다. 이분들이 최대한 신속하게 생계 터전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주거 지원 등을 미리 준비해야겠다"며 "워낙 규모가 큰 재난이라 전국에 충분한 (지원물품) 물량이 있을지 걱정되긴 하는데 지금부터라도 챙겨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7일 산불 피해가 심각했던 '천년고찰' 경북 의성 고운사를 살펴본 뒤 '서해 수호의 날'을 고려해 대전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재해 현장부터 안보 관련 일정까지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