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4구’ 재지정 여파...송파구 아파트값 58주 만에 떨어졌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 여파로 서울 송파구 아파트값이 58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송파구와 함께 토허제에 묶인 강남‧서초‧용산구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급제동이 걸렸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 주(24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내렸다. 지난해 2월 첫째 주(-0.04%) 이후 13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이다. 정부와 서울시의 토허제 확대 지정에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토허제는 이달 24일부터 시행됐지만, 지정 발표는 19일에 있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송파구의 경우 잠실동과 신천동 위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토허제 지정 이전에 이 지역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동네다.  

다른 ‘토허제 4구’ 아파트값 상승폭도 대폭 줄었다. 강남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6% 올랐지만 7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전주(0.83%)보다는 오름폭이 크게 감소했다. 서초구(0.69→0.36%)와 용산구(0.34→0.18%)도 기세가 꺾인 모습이다. 반면, 토허제 ‘풍선 효과’가 우려가 나오는 마포구(0.29→0.21%)와 성동구(0.37→0.35%)는 상대적으로 상승률 감소폭이 작았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토허제 발표 후 일주일 동안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선 1억~3억 내린 급매물이 쏟아지고 이상 거래가 속출했다. 송파구 잠실엘스 84㎡형의 경우 토허제 발표 전엔 호가가 32억까지 뛰었지만 지난 주말 이후엔 29억원까지 내렸다. 서울시는 “토허제 발표 이후 사흘간 17건의 이상 거래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매물도 줄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토허제 4구의 아파트 매물은 2만1886가구로 지난 20일 대비 11.8%(2575건) 줄었다. 같은 기간 송파구 매물은 6808건에서 5601건으로 17.8% 감소했다.  


토허제 4구를 비롯한 서울 아파트값과 거래량은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수자는 가격 조정을 기대하고 매도자는 호가를 낮출 생각이 없어서 거래가 잘 안 되는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상급지 갈아타기나 서울 신축 공급 희소성 등을 고려하면 큰 폭의 가격 조정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3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1% 내리면서 한 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울(0.25→0.11%) 및 수도권(0.07→0.03%)은 상승폭이 축소됐고, 지방(-0.04%)은 하락폭이 유지됐다.